태상황록재의권지일제일일청단행도의(卷一第一日清旦行道儀)

📚 태상황록재의(太上黄籙斋仪) · 제1편

태상황록재의권지일제일일청단행도의(卷一第一日清旦行道儀)


1. 첫째 날 새벽녘 법회(청단행도)의 시작과 정당(啓堂)의 노래

당나라 최고의 도교 권위자이자 학자였던 광성선생(廣成先生) 두광정(杜光庭)이 편찬한 《태상황록재의》는 도교에서 가장 정중하고 거대한 구원 법회인 황록재(黃籙齋)의 예법을 담은 경전이다.

첫째 날 아침 일찍 맑은 기운이 피어오르는 새벽녘(清旦)에 법사를 소집하여 법단 주위를 돌며 공덕을 쌓는 식순(행도의)을 집행한다.

여러 관원과 대중들이 법단 앞에 대열을 지어 서고, 스승이 맑은 목소리로 도를 선포한다.

“법단에 모인 대중들은 세속의 번뇌를 내려놓고 각기 일심으로 불법승 삼보(三寶)께 귀명례배할지어다.”

이어 제자는 맑은 음성으로 법단의 문을 여는 계당송(啓堂頌)을 노래한다.

계당송 (啓堂頌)

계율과 계를 굳건히 받들어 부지런히 도를 행하니, 경전을 송독하는 가운데 여섯 가지 감정(六情)의 번뇌를 가만히 다스리도다.

그리하여 마침내 허공을 타고 천상으로 솟구쳐 올라, 오색 서광이 번쩍이는 옥청(玉清)의 천계에 찬란하게 서리라.

일심으로 경전의 소중한 가르침을 정성껏 받들고, 맑은 기운을 마시며 제 안의 다섯 신령(五神)을 단련하네.

공덕은 수많은 천계를 드높이 덮고, 마침내 수레를 타고 천상으로 승천하여 신선이 되도다.

이어 법단 안으로 진입하며, 법단 왼편의 지호(地戶) 문턱에서 신비로운 입호주(入戶咒)를 나직하게 읊는다.

지방의 문을 여는 주문 (入戶咒)

“사방을 밝히는 사명공조(四明功曹)신과 지극한 진리에 통하는 통진사자(通真使者), 하늘의 말을 전하는 전언옥동(傳言玉童), 신성한 정실을 지키는 시정옥녀(侍靖玉女)들이여, 나를 위해 도실(道室)의 올바른 신령들과 매끄럽게 소통하게 하소서.

하늘 위의 맑은 원기(上元生氣)를 내려주어, 소신의 몸뚱이 속으로 가득 흘러들게 하소서.”

제자는 법단으로 들어가 천상으로 통하는 하늘의 문인 천문(天門)에 올라, 동방에서부터 시작하여 시방에 정성껏 향을 사르고 황실의 서탁인어안(御案) 앞에 나아가 세 차례 크게 향을 올린다.

2. 세 번 향을 사르며 올리는 삼중의 장엄한 서원(삼념상향)

제자는 법단 앞에 공손히 꿇어앉아, 향을 세 차례 집어 피워 올리는 삼념상향(三捻上香) 의식을 거행하며 대도와 조상, 그리고 온 세상의 안녕을 위한 장엄한 삼중 서원을 아뢴다.

– 첫 번째 향을 올리며 (一捻上香 — 도보(道寶)께 공양함):

“소신들은 삼가 첫 번째 향을 사르며 온 몸과 영혼, 그리고 생명을 다 바쳐 무상의 도보(道寶)에 의탁하나이다. 머리를 조아려 태상삼존(太上三尊)께 귀명례배하오며 이 공덕을 재주(齋主) 아무개의 가문 구현칠조(九玄七祖)와 명부에서 방황하는 모든 조상들의 영혼을 위해 바치나이다.

조상들의 영혼은 삼도(三途)와 육취(六趣)의 고통에서 해탈하게 하시고, 뼈 깎는 아홉 명부의 어둡고 긴 고통에서 멀리 벗어나게 하소서.

깃털 달린 신선의 옷을 입고 아름다운 옥성(玉城)에 올라 자줏빛 대궐(紫闕)에서 소요하게 하시고, 일찍이 지혜의 근원에 들어가 마침내 형상 없는 무(無)의 경지로 들어가 참된 대도와 온전히 합일되게 하소서. (與道合真)”

– 두 번째 향을 올리며 (二捻上香 — 경보(經寶)께 공양함):

“소신들은 삼가 두 번째 향을 사르며 온 몸과 영혼, 그리고 생명을 다 바쳐 무상의 경보(經寶)에 의탁하나이다. 머리를 조아려 대도 삼존께 귀명례배하오며 이 공덕을 나라의 사직(社稷)과 선대 왕조의 영령들을 위해 바치나이다.

사직의 국운은 길고 굳건해지며 임금의 통치는 요순 시대처럼 드높아지게 하소서. 태자와 옹호 대신들은 황실을 굳건히 보좌하고 문무백관들은 황실의 은혜를 널리 베풀게 하소서.

전쟁의 불길(干戈)은 영원히 멈추고 사나운 가뭄과 홍수의 재앙이 일어나지 않으며, 전염병의 독기가 백성들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소서. 온 땅의 사방팔방 구석까지 평화의 바람이 불어와 온 세상이 태평성대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 세 번째 향을 올리며 (三捻上香 — 사보(師寶)께 공양함):

“소신들은 삼가 세 번째 향을 사르며 온 몸과 영혼, 그리고 생명을 다 바쳐 무상의 사보(師寶)에 의탁하나이다. 머리를 조아려 세 분의 위대한 스승께 귀명례배하오며 이 공덕을 제자 자신과 가문의 평안, 그리고 온 세상의 모든 중생들을 위해 바치나이다.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해묵은 원결과 빚이 소리 소문 없이 소멸되어 재앙과 흉악한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지하 명부에서 고통받는 모든 유정물(有情含識)들이 지옥의 고통에서 해탈하여 하늘에 태어나게 하시고, 참된 복덕의 기운이 온 누리에 융성하게 퍼지게 하소서.

도를 얻은 뒤에는 형상 없는 무의 세계로 승천하여 참된 대도와 온전히 합일되게 하소서. (與道合真)”

3. 귀문(鬼門)을 향해 마귀를 굴복시키는 태상의 비밀 주문 (斬妖宗密咒)

삼념상향의 서원이 끝나면 법사는 마귀의 출입구인 귀문(鬼門) 위에 굳건히 서고, 도강(都講)은 천상의 문인 천문(天門) 위에 나란히 선다.

법사는 등 뒤에 아홉 빛깔의 신령한 서광(九色圓光)이 찬란하게 돋아나 온몸을 훤히 비추는 신성한 관상을 행하며, 악귀를 주멸하는 태상의 비밀 주문을 마음속으로 가만히 읊조린다.

마귀를 베어 없애는 비밀 주문 (斬妖宗密咒)

황중(黃中)의 맑고 우람한 기운을 다잡아 요사한 종자들을 베어 없애고, 북제의 벼락으로 사악한 역귀 늙은이를 척결하도다.

태상의 조서가 상방에 내렸으니, 급히 북제(北帝)를 옥궁으로 소환하여 영령을 옥경에 올리노라.

위엄 있는 칙령을 선포하여 마왕을 다스리니, 오방 황제의 맑은 기운이 내 생명 속으로 우람하게 솟구치도다.

세 개의 하늘(三天)이 다시 찬란하게 밝아오고, 여섯 하늘(六天)의 요사한 어둠이 마침내 소멸되리로다. 현명하도다!

(이 주문은 지극히 영엄하고 무서운 위력을 지녔으므로 마음속으로만 가만히 외워야 하며, 결코 제 귀에도 들리게 소리 내어 읊조려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기면 신령의 징벌을 받으리니 몹시 신중하고 경외해야 하도다.)

4. 법단을 돌며 읊는 신령한 보허송 (步虛旋繞)

주문을 마친 대중들은 법단 주위를 맑고 단아하게 돌며 하늘의 신비로운 서광을 칭송하는 보허송(步虛頌)을 아름다운 영가(靈歌)로 부른다.

보허송 (步虛頌)

구름 벼슬을 탄 듯 천상의 은하수 길을 가만히 밟으며 나아가니, 하늘의 신비로운 궤적(玄紀)을 따라 사뿐사뿐 거니네.

천상 최고의 존성이신 황일(皇一) 천존을 찬양하며 노래하니, 내 한 몸의 백 가지 뼈마디가 스스로 조화를 이루도다.

천상의 옥녀들이 아름다운 향화를 하늘에서 비 오듯 흩뿌리고, 쓸쓸하고 한적하게 신비로운 영풍(靈風)이 불어오네.

일찍이 쌓은 공덕으로 마침내 생명의 근원을 굳건히 정하였으니, 하늘의 존성 앞에서 영원한 만 겁의 기쁨을 다 함께 누리도다.

5. 대도의 번영과 국태민안을 염원하는 열 가지 생각 (十念)

보허송 의식이 끝나면 여러 관원과 대중들은 무릎을 꿇고 지극한 마음으로 하늘을 향해 온 누리의 번영과 평화, 그리고 고통받는 모든 중생의 구원을 기원하는 열 가지 드높은 생각인 십념(十念)을 엄숙하게 독송한다.

장엄한 열 가지 염원 (十念)

일념(一念) 하오니, 하늘과 땅의 음양이 막힘없이 조화를 이루게 하소서. (天地交泰)

이념(二念) 하오니, 해와 달이 하늘 높이 돋아나 온 누리를 훤히 비추게 하소서. (日月貞明)

삼념(三念) 하오니, 사계절의 순환과 기후가 순리대로 공정하게 흘러가게 하소서. (陰陽順序)

사념(四念) 하오니, 우리 나라의 강역이 평화롭고 국토가 늘 안돈되게 하소서. (國土安寧)

오념(五念) 하오니, 황제와 황실 종친의 영원한 국운이 하늘 높이 번창하게 하소서. (帝王景祚)

육념(六念) 하오니, 재상과 문무백관이 오직 올곧고 충직한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게 하소서. (宰輔忠貞)

칠념(七念) 하오니, 전국의 천하 만민이 질병 없이 안락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게 하소서. (萬姓安樂)

팔념(八念) 하오니, 온갖 곡식과 농사가 해마다 대풍년을 이루어 쌀독이 차고 넘치게 하소서. (百谷豊盈)

구념(九念) 하오니, 명부 지옥의 어두운 길에 갇혀 신음하는 모든 외로운 영혼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즉시 해탈하게 하소서. (幽途離苦)

십념(十念) 하오니, 동양의 위대하고 신비로운 대도(大道)가 널리 널리 흥성하게 퍼지게 하소서. (大道興行)

이 기도가 하늘에 매끄럽게 통달하면 대중들은 감사의 삼배를 올린 뒤, 출당송(出堂頌)을 노래하고 지호(地戶) 문밖으로 나가며 출호주(出戶咒)를 외우는 것으로 첫째 날 새벽녘의 신성하고 장엄했던 대도 법회 의식을 원만하게 마무리한다.


📖 주요 한자 · 고사성어 풀이

  • 黃籙齋 (황록재) — 당나라 정통 도교에서 거행되던 가장 격식 있고 웅장한 최고위 구원 대법회. 나라의 국운 융성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고, 특히 지하 명부 지옥에 갇힌 가문 조상들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성스러운 의식이다.
  • 斬妖宗密咒 (참요종밀주) — 법단 한가운데의 귀문(鬼門) 위에서 마귀들을 단번에 베어 없애기 위해 법사가 독송하는 은밀하고 영험한 비밀 주문. 그 위력이 몹시 무시무시하여 결코 소리 내어 외우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정되었다.
  • 十念 (십념) — 황록재단 의식의 절정에서 대중들이 무릎을 꿇고 천지인의 조화, 국태민안(國泰民安), 백성의 건강, 농사의 풍년, 그리고 지옥 영혼들의 구원 등 대도의 번영을 염원하며 아뢰는 열 가지 위대한 우주적 서원이다.
  • 地戶/天門 (지호/천문) — 도교의 법단(Altar) 설계에서 땅의 기운이 들어오는 지방의 출입구(지호)와 하늘의 신령한 서광과 연결되는 하늘의 출입문(천문)을 뜻한다. 법사는 지호로 들어와 천문으로 오르며 기도를 올렸다.
  • 功曹使者 (공조사자) — 인간의 간절한 청원이나 표문을 소매 속에 넣어 하늘의 옥황대제와 태상노군의 어전 앞에 안전하게 전달하고 응답을 받아오는 천상의 신비로운 전령이자 비서 신장들을 이르는 말이다.
  • 與道合真 (여도합진) — 도를 증득한 뒤 마침내 형상 없는 무(無)의 경지로 들어가 만물의 근원인 위대한 대도(大道)와 온전히 합일되어 불로불사의 신선이 되는 도교 최고의 이상적 경지이자 최종적 해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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