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요출 8권 권팔-된장·간장·식초·청국장·생선젓갈식해·육포·곰탕·김치저제조비법(卷八)

📚 제민요출(齐民要术) · 제8편

권팔-된장·간장·식초·청국장·생선젓갈식해·육포·곰탕·김치저제조비법(卷八)


황의(黄衣, 누룩 곰팡이)와 엿기름(糵)은 콩장(醬)과 맛있는 초(酢), 그리고 달콤한 감주를 발효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지혜로운 미생물 보조제입니다.

황의를 만들 때는 6월 중순 무더위가 닥쳤을 때, 깨끗한 밀을 씻어 우물물에 담가 시큼한 초기 기운이 돌게 한 뒤 찜통에 푹 쪄냅니다. 찐 밀을 대발 돗자리 위에 두 치(二寸) 두께로 얇게 깔아두고, 들판에서 베어온 갈대 잎이나 쑥 잎(胡枲)으로 겉면을 빈틈없이 덮어 줍니다. 이레(7일)가 지나면 잎사귀 속의 푸른 야생 곰팡이들이 밀 알갱이에 황금빛의 아름다운 누룩 꽃(황의)을 화사하게 피워 냅니다. 누룩 꽃이 가득 차오르면 꺼내어 뙤약볕에 바짝 말려 보관하며, 절대 키질하여 황금 가루(곰팡이 포자)를 날려 보내서는 안 되니, 이 황금 가루야말로 장과 초를 맛있게 발효시키는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엿기름(糵)은 보리에 물을 주어 파랗게 싹이 트게 한 뒤 말려 찧어 쓰니, 곡물의 전분을 달콤한 엿당으로 바꾸는 훌륭한 밭지기들의 지혜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69장 정제염 화염(常满盐、花盐第六十九) 번역

화염(花鹽, 꽃소금)은 바다에서 거칠게 거둔 천일염의 쓴맛과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눈처럼 하얗고 꽃송이처럼 눈부시게 정제해내는 최고급 명품 소금입니다.

화염을 정제하는 비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거친 소금을 맑은 우물물 항아리에 쏟아 넣어 완전히 녹인 뒤, 수일 동안 가만히 두어 진흙과 쓴 모래 불순물이 바닥에 까맣게 가라앉게 만듭니다. 불순물이 가라앉고 남은 맨 위의 투명하고 깨끗한 소금물만을 국자로 조심스럽게 떠내어 가마솥에 붓고 은근한 장작불로 서서히 달여 줍니다. 수분이 증발하며 소금 기운이 차오를 때, 솥 가에 하얀 소금 결정들이 마치 겨울날 창가에 피어난 눈꽃 송이(花鹽)처럼 눈부시게 엉겨 붙으니, 이를 국자로 건져내어 말려 둡니다. 이 화염은 쓴맛이 전혀 없고 지극히 깨끗하여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리거나 명품 장과 김치를 담글 때 오직 귀하게 쓰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0장 된장과 간장(作酱等法第七十) 번역

장(醬, 된장과 간장)은 온갖 음식의 풍미를 통일하고 백성들의 반찬을 기름지게 가꾸어주며, 밥상에 단 하루도 빠져서는 안 되는 동양 식문화의 으뜸가는 발효 간장입니다.

장을 안치는 정교한 비법을 전수하니: 늦가을 최고급 대두(메주콩)를 가마솥에 푹 삶아내어 절구에 곱게 찧고, 주먹만 하거나 메주 모양으로 단단하게 빚어냅니다. 빚어낸 메주를 볏짚으로 엮어 처마 밑 바람 길에 매달아 겨울 내내 하얀 누룩 곰팡이가 피어오르도록 자연 발효시킵니다. 새봄 정월의 길한 날을 골라 장독 항아리를 깨끗이 씻고, 메주를 맑은 소금물(화염을 녹인 물)과 함께 장독에 안친 뒤 숯과 붉은 고추를 띄워 잡균의 침입을 원천 차단합니다.

장독의 뚜껑을 낮에는 열어 따뜻한 햇볕을 쬐이고 밤에는 굳게 닫아 이슬을 막기를 두 달 동안 정성껏 거듭합니다. 메주의 비옥한 영양이 소금물에 우러나와 까맣고 맑은 액체로 발효되니 이를 간장이라 부르고, 아래에 남은 메주 찌꺼기를 손으로 짓이겨 굳히니 이를 된장이라 부릅니다. 이 간장과 된장은 집안의 기운을 다스리는 보물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1장 전통 식초(作酢法第七十一) 번역

초(酢, 발효 식초)는 음식의 텁텁함을 씻어주고 감칠맛을 돋우며 백성들의 위장을 소화로 이롭게 보살펴 주는 최고급 전통 발효 식초입니다.

식초를 빚을 때는 먼저 찹쌀이나 수수 고두밥을 찌고, 명품 신곡 누룩 가루를 섞어 항아리에 안쳐 맑은 청주를 빚습니다. 술이 완전히 익어 알코올 기운이 가득 찼을 때, 여기에 잘 익은 맑은 식초 종균(초산균)을 덧술 치듯 살짝 안치고 항아리 입구를 한지로 봉해 따뜻한 곳에 둡니다.

수일이 지나면 술 속에 향긋하고 시큼한 식초 기운이 솟구쳐 오르며 맑은 물빛으로 변하니, 이를 밭쳐 걸러내어 요리에 씁니다. 이 발효 식초(酢)는 신맛 뒤에 깊은 단맛과 감칠맛이 함께 돌아, 생선 요리를 무치거나 고기 국에 한 방울 떨어뜨리면 천하의 일미를 자랑합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2장 청국장과 두시(作豉法第七十二) 번역

시(豉, 청국장 및 검은 메주콩)는 삶은 콩을 발효시켜 끈적하고 구수한 단백질 영양을 극대화하고 소화가 지극히 잘되게 돕는 농가의 귀중한 콩 발효식품입니다.

시를 제조할 때는 깨끗한 검은콩(黑豆)을 가마솥에 푹 삶아내어 뜨거운 기운이 가득할 때 맑은 볏짚으로 엮은 가마니 속에 가득 채워 넣습니다. 짚방석으로 덮어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에 사흘 동안 묻어 두면, 볏짚 속에 숨은 바실러스 유익균들이 뜨거운 콩 알갱이를 먹고 하얀 실(끈적한 실)을 자아내며 구수한 청국장(豉)으로 발효시켜 냅니다. 이를 절구에 찧어 소금과 초피 가루를 쳐서 단단하게 말려 두면, 한겨울 맑은 국을 끓이거나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의 보존식으로 지극히 요긴하게 쓰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3장 팔화제 소스(八和韲第七十三) 번역

제(韲, 전통 양념 소스)는 마늘, 생강, 파, 고수 등 대지의 향기롭고 매콤한 8가지 신선한 양념 채소를 조화롭게 섞어 만든 동양 최고의 명품 조미 소스입니다.

초봄 돋아나는 풋마늘과 생강, 파, 고수 잎, 갓을 깨끗이 씻어 절구에 넣고 고운 진흙처럼 아주 미세하게 찧어 즙을 냅니다. 이 매콤한 즙에 맑은 조선간장과 발효 식초, 그리고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려 조화롭게 섞어 완성합니다.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잉어 회(膾)를 얇게 저며 이 팔화제(八和韲)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생선의 비린내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매콤하고 새콤한 풍미가 혀끝을 화창하게 감싸 돕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4장 생선 젓갈 사(作鱼鮓第七十四) 번역

사(鮓, 생선 발효 젓갈)는 강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 살을 소금과 쌀밥과 함께 항아리에 안쳐 삭히는 고대의 경이로운 생선 발효 식품이며, 현대의 생선 식해(食醢) 및 일본 초밥(스시)의 역사적인 기원입니다.

생선 젓갈(사)을 담그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선한 잉어나 쏘가리, 메기의 비늘을 긁고 살만을 발라 얇게 포를 뜹니다. 맑은 물에 핏물을 완전히 빼고 돗자리에 널어 물기를 바짝 말립니다. 갓 지은 비옥한 찹쌀 쌀밥(고두밥)을 찌고 식힌 뒤, 소금(화염)과 초피 가루, 생강편을 밥과 고루 버무립니다.

장독 항아리 바닥에 버무린 밥을 한 켜 깔고, 그 위에 포 뜬 생선 살을 가지런히 얹고, 다시 밥을 덮기를 거듭하여 항아리를 가득 채운 뒤, 무거운 돌로 덮어 꼭 봉해 둡니다. 두 달 동안 대지의 기운 속에서 삭히면, 쌀밥의 녹말이 젖산균으로 변해 생선 살을 지극히 쫄깃하고 시큼하며 감칠맛 나게 발효시켜 줍니다. 이 삭은 생선 젓갈은 뼈가 부드럽게 풀려 가시째 씹히니 가히 밥도둑이자 천하의 기묘한 별미 요리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5장 육포와 랍(脯腊第七十五) 번역

포(脯)와 랍(腊)은 멧돼지나 양, 소의 비옥한 고기를 얇게 썰어 말려 천 년 동안 상하지 않게 가꾸는 농가의 전통 저장 육류 식품입니다.

포(脯)는 고기를 얇게 포 떠서 초피와 간장, 생강 즙으로 양념하여 뙤약볕에 말린 육포이고, 랍(腊)은 통고기에 굵은 소금을 듬뿍 쳐서 초겨울 처마 밑 건조한 바람에 매달아 바짝 말려 굳힌 염장 건조육입니다. 이 육포와 랍은 사냥을 떠나거나 흉년이 닥쳤을 때 식구들의 단백질 영양을 지켜주는 든든한 상비 식량이 됩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6장 갱과 학 곰탕(羹臛法第七十六) 번역

갱(羹)과 학(臛)은 쇠고기나 양고기의 뼈를 무쇠 가마솥에 넣고 푹 고아내어 백성들과 대가문 식구들의 기력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소중한 전통 육탕(肉湯) 요리입니다.

갱(羹)은 뼈와 고기를 가마솥에 넣고 소금과 파, 생강만을 넣어 잡내 없이 맑고 담백하게 끓여낸 맑은 고깃국이고, 학(臛)은 고기와 내장, 뼈를 온종일 거듭 푹 고아내어 뽀얗고 진한 고기 즙을 얻고 여기에 무와 시래기 채소를 썰어 넣어 걸쭉하게 끓인 명품 곰탕 요리입니다. 매서운 엄동설한에 뜨거운 갱학 한 그릇을 받아 마시면 온몸의 막힌 혈맥이 뚫리고 양기가 충만해집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7장 찜과 조림(蒸缹法第七十七) 번역

찜(蒸)과 조림(缹)은 대지의 채소와 고기를 시루에 쪄서 본연의 수분을 지키거나, 무쇠 가마솥에 양념과 함께 뭉근히 조려 맛을 속속들이 침투시키는 맛있는 조리 과학입니다.

시루에 물을 채우고 대나무 찜판 위에 고기와 아욱, 가지를 얹어 쪄내니(蒸) 맛이 지극히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가마솥 바닥에 고기와 큼직하게 썬 무, 배추를 깔고 맑은 조선간장과 발효 식초를 쳐서 약한 숯불에 거듭 조려내니(缹) 양념이 고기 속살 깊이 배어들어 밥반찬으로 지극히 빼어납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8장 전통 요리법(𦙫、腤、煎、消法第七十八) 번역

지짐(煎)과 삶음(𦙫), 그리고 기름 튀김(消)은 농가의 부엌에서 고소한 참기름과 동물의 비계를 정제해 낸 기름(돈지)을 부려 음식의 영양과 바삭한 맛을 극대화하는 요리법입니다.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참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밀가루 전과 생선 토막을 노릇노릇하게 지져내니(煎) 고소한 냄새가 온 마당에 진동하며, 기름솥에 찹쌀 과자를 넣어 노랗게 튀겨내니 바삭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이는 백성들의 잔칫날 밥상을 기쁘게 꾸며주는 요리 기술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팔 : 제79장 전통 김치 저(菹緑第七十九) 번역

저(菹, 김치와 장아찌)는 오이, 가지, 무, 배추, 부추, 미나리 등 계절별로 돋아나는 소중한 채소들을 맑은 소금물과 유산균 발효를 부려 시큼하고 아삭하게 절여내어, 신선한 채소가 없는 추운 겨울철 대지 속에서 온 가족의 영양과 건강을 든든하게 지켜내는 고대의 김치이자 위대한 발효 장아찌입니다.

명품 김치(저)를 담그는 비법을 전수하니: 신선한 무와 배추, 오이를 깨끗한 우물물에 무려 세 번 씻어내어 겉면의 흙을 완전히 제거하고 돗자리에 널어 물기를 가볍게 말립니다. 장독 항아리에 소금물(화염을 녹인 물)을 가득 채우고, 여기에 찐 쌀밥에서 걸러낸 걸쭉한 쌀뜨물(풀물)과 고운 누룩 가루를 약간 타서 발효의 기운을 돋웁니다.

여기에 무와 오이를 켜켜이 묻고 뚜껑을 꼭 닫아 그늘진 장독대에 묻어 둡니다. 단 이레(7일)가 지나면, 쌀뜨물의 전분을 먹고 자라난 유익한 젖산균(유산균)들이 채소의 숨을 부드럽게 죽이며 국물을 시큼하고 톡 쏘게 발효시켜 주니, 아삭하고 시원하여 밥맛을 화창하게 돋우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고대 동양의 전통 김치(菹)가 완성됩니다. 이 김치는 겨울철 백성들의 생명을 지키는 든든한 밑반찬 자원입니다.


📖 주요 한자 · 고사성어 풀이

  • 醬 (장) — 삶은 콩으로 메주를 쑤고 띄운 뒤 소금물에 우려내어 맑은 간장과 단단한 된장으로 갈라 발효시키는 동양 식문화의 으뜸가는 명품 조미료입니다.
  • 酢 (초) — 곡물로 빚은 청주에 초산균을 접종시켜 시큼하고 감칠맛이 돌게 발효시키는 고대 전통의 최고급 천연 식초를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 鮓 (사) — 얇게 포 뜬 신선한 생선 살을 고두밥(쌀밥), 소금, 양념과 함께 항아리에 안쳐 삭히는 고대의 생선 발효 젓갈로, 생선 식해 및 초밥(스시)의 역사적인 효시입니다.
  • 菹 (저) — 무, 배추, 오이 등을 소금물과 쌀뜨물에 담가 유산균을 틔워 시큼하고 아삭하게 보존하는 고대 동양의 전통 ‘김치 및 장아찌’를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 花鹽 (화염) — 거친 소금을 물에 녹여 쓴 맛과 불순물을 거른 뒤, 맑은 소금물만을 솥에 끓여 꽃눈처럼 피워 정제해내는 최고급 명품 정제염(꽃소금)입니다.
  • 羹臛 (갱학) — 고기와 뼈를 우려내어 담백하게 끓여낸 맑은 탕인 갱(羹)과, 무와 채소를 썰어 넣고 거듭 진하게 푹 고아낸 명품 곰탕인 학(臛)을 아우르는 고기 육탕 요리입니다.
  • 韲 (제) — 생강, 파, 마늘, 고수 등 향기롭고 매콤한 8가지 양념 채소를 곱게 찧어 식초, 간장과 섞어 생선 회나 고기 요리에 곁들이는 명품 전통 양념 소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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