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공삼략 2권 상략(上略)

📚 황석공삼략(黄石公三略) · 제2편

상략(上略)


무릇 주장(主將)의 법도란, 무엇보다 천하 영웅들의 마음을 사로잡고(擥英雄之心), 공이 있는 자에게 아낌없이 상과 관록을 베풀며, 아랫사람들과 뜻을 온전히 소통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그러므로 대중과 좋고 싫음을 같이 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고, 대중과 미워하고 꺼리는 것을 같이 한다면 무너뜨리지 못할 세력이 없습니다. 나라를 다스리고 가문을 평안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인재를 얻는 데(得人) 있고, 나라를 망치고 가문을 깨뜨리는 것은 좋은 인재를 잃는 데(失人) 있습니다. 무릇 숨 쉬고 살아가는 부류라면 누구나 자신의 뜻을 얻고 펼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옛 병법서인 《군참(軍谶)》에 이르기를, ‘부드러움은 능히 굳셈을 제어하고, 약함은 능히 강함을 제어한다(柔能制剛 弱能制強)’고 하였습니다. 부드러움(柔)은 덕(德)이요, 굳셈(剛)은 해를 끼치는 적(賊)입니다. 약한 자(弱)는 사람들이 돕게 마련이고, 강한 자(強)는 원망과 공격을 자초하게 됩니다. 부드러움이 베풀어지는 바가 있고, 굳셈이 가해지는 쓰임이 있으며, 약함이 쓰이는 방책이 있고, 강함이 더해지는 법칙이 있으니, 장수는 이 네 가지(柔·剛·弱·強)를 모두 겸비하여 상황에 맞게 그 마땅함을 조절해야 합니다. 사태의 실마리와 징후가 아직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때는 일반 사람들이 결코 알아차릴 수 없으나, 천지의 신명은 만물의 변화와 함께 밀고 나아갑니다. 전황의 변동이란 무상한 것이므로 오직 적의 형편에 따라 유연하게 전환해야지, 지레 짐작하여 스스로 먼저 일을 꾸며서는 안 됩니다. 적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그에 순응하여 기민하게 반응해야 무궁무진한 방책을 세울 수 있으며, 하늘의 위엄을 돕고 받들며 천하의 여덟 방위를 바로잡고 머나먼 이민족의 변방까지 은밀히 평정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비책을 세울 수 있는 책사라야 능히 제왕의 스승(帝王師)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누구나 강하게 보이는 것을 탐하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미묘하고 부드러운 상태를 지키는 이(守微)는 드물다. 만약 이 미묘함을 지킬 수만 있다면 능히 자신의 삶과 생명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성인은 이 도리를 가슴에 간직하여 사태의 기틀(事機)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니, 이를 펼쳐 놓으면 온 사해에 가득 차고 거두어들이면 가슴 한 품에도 차지 않으며, 집이나 저택에 머무르지 않고 성곽으로 지키지 않으며 오직 마음 깊은 곳에 감추어 둘 뿐인데도 능히 강성한 적국을 굴복시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부드러움과 굳셈을 함께 쓸 수 있다면 그 나라는 더욱 빛날 것이고, 약함과 강함을 함께 다룰 수 있다면 그 나라는 더욱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오직 부드럽고 약하기만 하면 그 나라는 반드시 깎여 나갈 것이며, 오직 굳세고 강하기만 하면 그 나라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무릇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爲國之道)는 오직 어진 인재(賢)와 일반 백성(民)에게 의지하는 데 있습니다. 어진 인재를 자기 몸의 심장과 허파(腹心)처럼 굳게 믿고, 백성들을 팔다리(四肢)처럼 부린다면 계책에 결코 실패나 차질이 없을 것입니다. 그 부리는 형국이 마치 내 몸의 팔다리가 머리의 뜻에 따라 서로 움직이고, 뼈마디가 위태로울 때 스스로 서로를 구해주는 것과 같으니, 이는 천도의 자연스러운 순리이며 그 정교함 사이에 한 치의 틈새도 없는 것입니다.

군사와 국가를 다스리는 핵심 요체(軍國之要)는 대중의 마음을 면밀히 관찰하고 백 가지 일을 그에 맞추어 베푸는 데 있습니다. 위태로운 자는 편안하게 해주고, 두려워하는 자는 기쁘게 해주고, 배반한 자는 돌아오게 해주고, 억울한 자는 원통함을 풀어주고, 호소하는 자는 면밀히 살펴주고, 비천한 자는 고귀하게 대우해주며, 강포한 자는 억누르고, 대적하는 자는 처단하며, 탐욕스러운 자는 넉넉하게 채워주고, 바라는 것이 있는 자는 그것을 빌미로 부리며, 겁내는 자는 숨겨주고, 모략을 세우는 자는 곁에 가까이 두고, 남을 모함하는 자는 뒤집어 업신여겨 처단하며, 비방하는 자는 기회를 주어 만회하게 하고, 반역을 꾀하는 자는 완전히 폐하여 버리며, 방자한 자는 기를 꺾어두고, 오만한 자는 덜어내어 깎아내리며, 귀순해 오는 자는 귀하게 불러 모으고, 복종하는 자는 평안히 머물게 하며, 항복해 오는 자는 죄를 덜어 해방해 주어야 합니다. 견고한 요새를 얻으면 굳게 지키고, 험난한 고개를 얻으면 가로막아 막아서며, 재난과 위기를 만나면 군대를 주둔시키고, 적의 성(城)을 점령하면 공신에게 나누어 떼어주고, 적의 땅을 얻으면 갈라 분봉해주며, 적의 재물을 노획하면 부하들에게 널리 흩어 나누어 줍니다. 적이 움직이면 면밀히 살피고, 적이 가까이 오면 경비하여 방비하며, 적이 강성하면 자신을 낮추어 비굴한 척 대응하고, 적이 해이해지면 그 기회를 틈타 떠나 치고, 적이 침범해 오면 침착히 대기하며, 적이 포악하게 굴면 은혜로 달래어 안정시키고, 적이 도리를 거슬러 어지럽게 행동하면 대의와 명분으로 맞서며, 적이 화목하게 지낼 때는 이간책을 써서 떼어놓아야 합니다. 순탄한 기회가 왔을 때 단숨에 쳐서 꺾어버리고, 형세를 타고 밀어붙여 적을 분쇄해야 하며, 넓고 큰 말로 아군을 안심시키고 적을 위협하며, 사방으로 촘촘한 그물을 짜서 천하를 남김없이 그물질해야 합니다.

적을 얻었더라도 내 소유로 삼아 자랑하지 말고, 요새에 머물더라도 집착하여 굳게 지키기만 하지 말며, 적국을 함락했더라도 군대를 오래 주둔시키지 말고, 나라를 세웠더라도 억지로 사리사욕을 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장수는 오직 도리를 행하는 데 만족하고, 노획한 재물과 공은 부하 장졸(士)들에게 모두 돌려주어야 하니, 그리하면 어찌 나에게 떨어지는 실질적인 이익의 귀처를 알지 못하겠습니까? 부하들은 저마다 제후가 되고 자신은 천하의 주재자인 천자(天子)가 되는 법이니, 성곽은 그들 스스로 지키게 만들고 영토와 재물은 장졸들 스스로 취하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세상의 군주들은 흔히 자신의 조상을 받드는 일(祖祖)에는 극진하지만, 신분이 낮고 비천한 백성들을 지극히 아랫사람으로 대접하는 일(下下)에는 소홀합니다. 조상을 받드는 것은 친족 간의 도리를 다하는 친(親)에 불과하지만, 가장 낮은 백성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군주라야 진정한 천하의 임금(君)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낮은 백성들을 섬긴다는 것은 농사짓고 누에 치는 농번기 백성들의 시간을 빼앗지 않고(不奪其時), 세금과 부역을 가볍게 매겨 가계를 빈곤하게 만들지 않으며(簿賦斂), 나라의 강제 노역을 가급적 삼가 백성들을 피로하게 만들지 않는 것(罕徭役)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이 하면 나라는 절로 부유해지고 집안은 즐거워지며, 그 연후에 뛰어난 선비들을 엄선하여 관리로 임명하고 다스리게 해야 합니다. 무릇 군주가 부르는 선비(士)란 바로 세상을 움직이는 영웅(英雄)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천하의 영웅들을 그물질하여 남김없이 거두어들이면 대적하는 적국은 저절로 궁지에 몰려 쇠락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영웅은 국가를 떠받치는 든든한 대들보(干)요, 백성은 국가를 떠받치는 가장 깊고 튼튼한 뿌리(本)입니다. 그 대들보를 얻고 뿌리를 튼튼히 거두어들이면 나라의 정치는 물 흐르듯 순조롭게 실행되고 백성들의 원망은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무릇 군사를 부리는 핵심 요체(用兵之要)는 예의를 숭상하고(崇禮) 봉록을 후하게 베푸는 데(重祿) 있습니다. 예우가 극진하면 지혜로운 책사들이 앞다투어 찾아오고, 봉록이 무거우면 의로운 장졸들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고 싸우게 됩니다. 그러므로 현명한 자를 대접할 때 재물을 아끼지 말고(不愛財), 공을 세운 자에게 상을 줄 때 때를 넘겨 미루지 말아야 하니(不逾時), 그리하면 아랫사람들의 온 힘이 하나로 뭉쳐 대적하는 적국의 세력은 절로 깎여 나가 소멸할 것입니다.

사람을 기용하는 참된 도리(用人之道)는 벼슬을 주어 신분을 높여주고(尊以爵), 재물을 풍족히 대어 가계를 넉넉히 돌보아 주는 것(贍以財)에 있으니, 그리하면 뛰어난 선비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또한 그들을 극진한 예의로 맞이하고(接以禮), 대의와 의리로써 마음을 북돋아 주면(勵以義) 장졸들은 군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쳐 충성하게 됩니다.

무릇 장수와 군주란 반드시 장졸들과 단맛과 쓴맛을 같이 나누고(同滋味), 편안함과 위태로움을 함께 겪어야만(共安危) 능히 적을 압도하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군은 온전히 보존하며 적은 완패시켜 사로잡는 비결입니다. 옛날에 군대를 훌륭히 이끌던 명장들은 한 장졸의 아버지가 한 단지밖에 안 되는 귀한 막걸리(醪)를 보내오자, 그것을 군영 앞 시냇물(河)에 쏟아부어 흐르는 물줄기를 삼군(三軍)의 모든 군사들과 함께 나누어 마셨습니다. 무릇 막걸리 한 단지의 좁은 맛으로 거대한 강물 전체를 맛있게 만들 수는 없었겠으나, 삼군의 모든 군사들이 군주와 장수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다하고자 결심한 까닭은 장수가 맛있는 것을 몸소 아랫사람들에게 골고루 미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군대의 우물이 채 파지기 전에는 장수는 스스로 목마르다 말하지 않으며(將不言渴), 군대의 막사가 채 완성되기 전에는 장수는 피로하다 말하지 않으며(將不言倦), 군영의 가마솥에 밥을 짓기 전에는 장수는 배고프다 말하지 않는다(將不言飢). 겨울에는 혼자 따뜻한 가죽옷을 입지 않고, 여름에는 부채질을 하지 않으며, 비가 와도 혼자 우산을 쓰지 않는 것, 이것을 일컬어 장수의 예의(將禮)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백성 및 장졸들과 편안함을 같이 나누고 위태로움을 함께 하므로, 그 대중의 마음을 단단히 하나로 합칠 수 있어 결코 흩어지게 만들지 않고, 군사를 부리되 피로하게 만들지 않으니, 이는 평소에 은혜를 깊이 축적하고(恩素蓄) 계책을 화목하게 조율해 둔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장수가 부하들에게 평소에 깊은 은혜를 쌓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능히 하나로써 만 개의 적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장수가 부하들 사이에서 위엄을 세우는 유일한 도구는 엄격한 호령(號令)이요, 전쟁에서 온전한 승리를 거두는 비결은 일사불란한 군정(軍政)이며, 장졸들이 전쟁을 가벼이 여기고 돌진하는 힘은 절대적으로 명령에 복종하는 복종심(用命)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한 번 내린 명령은 번복하여 돌이키지 말아야 하고, 상과 벌은 하늘과 땅처럼 변함없이 엄격하고 신용 있게 집행해야(賞罰必信) 비로소 많은 사람들을 거느릴 수 있으며, 장졸들이 목숨을 바쳐 군주의 명을 따를 때 비로소 국경을 넘어 큰 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무릇 군대를 통솔하고 권세를 굳게 쥐는 주체는 장수(將)요,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적을 무너뜨리는 실체는 수많은 대중(眾)입니다. 그러므로 군령을 어지럽히는 졸장(將)에게 군대를 맡겨 지키게 해서는 안 되며, 장수와 불화하여 마음이 갈라진 대중(眾)을 데리고 다른 나라를 치러 나가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군대로는 성을 공격해도 함락하지 못하고, 고을을 도모하려 해도 끝내 성공을 거두지 못합니다. 이 두 가지 요체(장수의 리더십 부재와 군심의 분열)가 어우러져 무공을 세우지 못하면 장졸들의 힘만 헛되이 피로하고 피폐해지며, 장졸들의 힘이 소진되면 장수는 홀로 고립되고 대중은 흩어집니다. 이를 가지고 요새를 지키려 해도 견고하지 못하고, 전장에 나가 싸우려 해도 궤멸하여 패주하게 되니, 이를 일컬어 노병(老兵)이라 합니다. 군대가 피폐해지면 장수의 위엄은 부하들에게 먹히지 않고, 장수의 위엄이 없어지면 장졸들은 형벌을 가볍게 여기며, 장졸들이 형벌을 우습게 보면 군대의 기강과 대오가 무너지고, 대오가 무너지면 장졸들이 무단 탈영하여 도망치며, 장졸들이 도망치면 적들이 그 빈틈과 이익을 틈타 공격하고, 적들이 그 유리한 기세를 타면 아군은 반드시 멸망의 참화를 겪게 됩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훌륭한 명장이 군대를 다스릴 때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깊이 뉘우치며 아랫사람들을 어질게 대하고, 널리 베풀어 은혜를 촘촘히 쏟아부으니, 장졸들의 기운과 사기는 날마다 새로워진다. 그리하여 싸울 때는 마치 폭풍이 몰아치는 듯하고(戰如風發), 공격할 때는 거대한 강둑이 터져 홍수가 쏟아지는 듯하니(攻如河決), 그 강력한 대오는 적들이 감히 바라보기만 할 뿐 맞서 대적할 수 없고 굴복시킬지언정 무너뜨려 이길 수 없다. 늘 자신을 던져 백성들 앞에 몸소 솔선수범하므로, 그 군대는 능히 천하에 당할 자가 없는 천하웅병(天下雄)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군대는 포상(賞)을 겉표지로 삼고 형벌(罰)을 안감으로 삼는다. 상과 벌이 추상같이 분명하면 장수의 위엄이 바로 서고, 인재 기용이 합당하면 장졸들이 기꺼이 복종하며, 군주가 임명한 이가 어질고 현명하면 대적하는 적국이 공포에 떨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현명한 어진 이가 가는 곳에는 그 앞에 대적할 자가 없다. 그러므로 일반 장졸들은 극진히 아끼고 예우해야지 교만하게 깔보아서는 안 되며, 장수는 마음이 즐거워야지 근심에 잠기게 해서는 안 되며, 계책은 깊이 세워야지 흔들리며 의심해서는 안 된다. 장졸을 오만하게 대하면 아랫사람들이 순종하지 않고, 장수가 근심에 차 있으면 군대 안팎이 서로를 불신하게 되며, 계책이 의심스러워 흔들리면 적국이 그 틈을 타 기세를 올릴 것이니, 이런 군대로 전쟁을 도모하면 반드시 나라 전체에 큰 난리가 닥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무릇 장수란 국가의 안위와 백성의 목숨을 짊어진 존재(國之命)입니다. 장수가 능히 적을 물리쳐 승리를 얻어야 비로소 국가 전체가 안정되고 평안해집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장수는 능히 맑아야(淸) 하고, 고요해야(靜) 하고, 공평해야(平) 하고, 정돈되어야(整) 하고, 아랫사람의 간언을 널리 수용해야(受諫) 하고, 다툼을 명철하게 판결해야(聽訟) 하고, 인재를 널리 받아들여야(納人) 하고, 낮고 천한 의견이라도 채택해야(采言) 하고, 국가의 지리와 관습을 깊이 알아야(知國俗) 하고, 산천의 형세를 도모해 그려낼 수 있어야(圖山川) 하고, 전장의 험난함과 요충지를 훤히 파악해야(表險難) 하고, 군대의 권세를 능란하게 제어할 수 있어야(制軍權)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어진 인재의 지혜, 성명한 군주의 사려 깊은 깊이, 땔나무를 짊어진 비천한 나뭇꾼의 한마디 투박한 조언(負薪之言), 조정의 큰 대청에서 나누는 숭고한 나라 걱정의 이야기, 가문과 국가가 흥하고 망했던 옛 역사적 사실들은 모두 장수가 마땅히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보배로운 지혜이다. 장수가 현명한 선비들을 목마른 듯 애타게 그리워하고 구한다면 백 가지 훌륭한 책략이 절로 그의 곁으로 흘러올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장수가 아랫사람의 간언을 거부하고 물리치면 천하의 영웅들이 모두 흩어지고, 올바른 방책을 따르지 않으면 참모와 지혜로운 선비들이 군주를 배반해 떠나며, 공로를 인정하는 데 있어 착한 자와 악한 자를 똑같이 취급하면 큰 공을 세운 공신들이 나태해지고 피로해집니다. 장수가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결정하여 고집을 피우면 부하들은 모든 실패의 책임을 군주에게 돌리고 원망할 것이며, 자기 공로만을 스스로 자랑하면 부하들의 사기와 공적은 쪼그라들 것이며, 간사한 모함과 험담을 굳게 믿으면 대중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 갈라질 것이며, 장수가 재물을 탐내어 인색하게 굴면 아래 사람들의 부정부패와 간사함을 막을 수 없을 것이며, 전장에서도 고향에 두고 온 사사로운 이익과 내면의 욕심만 살피면 장졸들은 절도 없이 음란하고 방탕해질 것입니다. 장수에게 이 중 단 한 가지의 과실만 있어도 대중은 기꺼이 복종하지 않을 것이며, 두 가지 과실이 있으면 군대의 법도와 기강이 온데간데없이 흔들릴 것이며, 세 가지 과실이 있으면 싸움터마다 군사들이 패주할 것이며, 만약 네 가지 이상의 큰 허물이 장수에게 있다면 그 화는 고스란히 국가의 파멸로 이어질 것입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장수의 모략은 지극히 은밀해야(密) 하고, 장졸들의 마음은 철저히 하나로 뭉쳐야(一) 하며, 적을 공격할 때는 번개처럼 신속해야(疾) 한다. 장수의 모략이 은밀하면 간사한 자들이 음모를 꾸밀 틈을 차단할 수 있고, 장졸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치면 군심이 단단히 결속되며, 적을 칠 때 신속하면 적들은 방비 태세를 채 갖추지도 못하게 된다. 군대에 이 세 가지가 갖추어지면 적들은 결코 아군의 승리 계책을 빼앗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장수의 모략이 밖으로 누설되면 군대는 기세를 잃고, 겉으로 내비쳐 적들이 아군의 내부 사정을 엿보게 되면 재앙을 통제할 수 없으며, 군영 안으로 뇌물과 부정한 재물이 흘러 들어오면 온갖 간사한 도적 무리들이 군영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장수에게 이 세 가지 잘못이 있다면 그 군대는 반드시 처참하게 패망할 것입니다. 또한 장수가 깊은 사려와 우려가 없으면 뛰어난 참모와 지혜로운 참모들이 곁을 떠나고, 장수에게 용맹함이 없으면 일선 장교와 장졸들이 공포에 질려 떨며, 장수가 심사숙고 없이 경망스럽게 움직이면 군대의 위엄이 서지 않고 엄숙하지 못하며, 장수가 사적인 분노를 부하들에게 함부로 옮겨 화를 내면 삼군의 모든 군사들이 벌벌 떨며 눈치만 보게 됩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깊은 사려(慮)와 용맹함(勇)은 장수가 마땅히 무겁게 여겨 갖추어야 할 자질이며, 경거망동하지 않는 신중한 움직임(動)과 사리분별 있는 분노(怒)는 장수가 마땅히 필요할 때 조절해 써야 할 방편이다. 이 네 가지야말로 장수가 평생의 명철한 경계로 삼아야 할 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군대에 풍족한 재물(財)이 없으면 의로운 선비들이 오지 않고, 군대에 확실한 포상(賞)이 없으면 장졸들이 싸움터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향기롭고 맛있는 미끼 아래에는 반드시 걸려드는 물고기가 있고(香餌之下 必有懸魚), 무거운 포상 아래에는 반드시 목숨을 걸고 나서는 의로운 장사(重賞之下 必有死夫)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예의(禮)란 뛰어난 선비들의 마음이 돌아오는 근본이요, 상(賞)이란 장졸들이 목숨을 바치는 귀처입니다. 그들이 돌아올 예의를 널리 베풀고 불러 모으며, 그들이 목숨 바칠 넉넉한 포상을 똑똑히 보여준다면 구하는 뛰어난 인재들을 천하로부터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대접할 것처럼 예의를 보이다가 나중에 아까워하며 후회하고 말을 바꾸면 의로운 선비들은 더 이상 머물지 않을 것이며, 공을 세운 이에게 상을 줄 것처럼 굴다가 나중에 인색하게 굴며 미루면 장졸들을 두 번 다시 부릴 수 없을 것입니다. 예의와 포상을 베풀기를 평소에 게을리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다면, 천하의 현명한 장졸들은 서로 앞다투어 군주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울 것입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전쟁을 일으키려는 나라는 반드시 먼저 백성과 군사들에게 깊은 은혜를 풍성히 베풀어야 하고(隆恩), 영토를 공격하여 영토를 얻고자 하는 나라는 반드시 백성들의 민생을 지극히 기르고 평안히 돌보아야(養民) 한다. 지극히 적은 수로 능히 많은 적을 격파하고 이길 수 있는 비결은 백성들에게 평소에 베푼 깊은 은혜(恩)에 있고, 약한 군세로 강한 적국을 이길 수 있는 힘은 백성들(民)의 자발적인 헌신에 있다. 그러므로 뛰어난 명장이 부하들을 기르고 백성들을 안심시키는 정성은 늘 자기 자신의 몸을 보존하는 것보다 정성스러우니, 그 덕분에 삼군의 모든 장졸들의 마음을 내 몸의 한 마음(一心)처럼 묶어 다스릴 수 있어 마침내 온전하고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군사를 일으켜 전장에 나가기 전 가장 먼저 살필 것은 적국의 실질적인 형편(敵情)이다. 적국의 창고를 살피고 식량이 넉넉한지 헤아리며, 적국의 강함과 약함을 명철히 판단하고, 적국 영토의 기후와 천시를 살피며, 적들의 방비가 흐트러진 빈틈을 면밀히 노려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나라에 큰 전쟁과 대규모 군역의 재난이 닥치지 않았는데도 평소에 군량미를 나르고 운송하는 데 힘을 빼는 나라는 속이 텅 비어 쇠락해진 나라이며, 백성들의 안색이 나물만 먹어 누렇게 뜬 나라는 지극히 곤궁한 나라입니다. 군량미를 천 리 밖으로 실어 나르면 백성들에게 굶주린 기색이 생기며, 매일 땔나무를 베어오고 꼴을 베어온 뒤에야 밥을 짓고 가마솥을 거는 처지라면 군사들은 아침저녁으로 굶주리며 늘 든든히 배를 채우지 못할 것입니다. 군량미를 백 리 밖으로 수송하면 그 나라에는 이미 1년 치 식량이 소진된 것이고, 이백 리 밖으로 수송하면 2년 치 식량이 거덜 난 것이며, 삼백 리 밖으로 군량을 수송하면 3년 치 소중한 식량이 바닥난 것이니, 이것이 바로 나라가 텅 빈 상태(國虛)를 가리킵니다. 나라가 비면 백성은 절로 빈곤해지고 백성이 빈곤해지면 군신과 상하의 정과 결속은 차갑게 갈라집니다. 그리되면 바깥에서는 적이 침략해 오고, 안에서는 굶주린 백성들이 스스로 도적이 되어 내리치니, 이를 일컬어 안팎이 모두 무너져 내리는 필궤(必潰)의 재앙이라 합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윗사람이 가혹하고 난폭하게 정치를 행하면 아랫사람들은 극도로 각박하고 혹독하게 변하며, 백성들에게 매기는 세금(賦斂)이 무겁고 잦으며, 집행하는 형벌이 끝도 없이 잔인하면 백성들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서로를 해치고 약탈하는 도적이 되니, 이것이 바로 망하는 나라(亡國)의 모습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속마음은 끝없이 탐욕스러우면서 겉으로는 지극히 청렴한 체 가장하고(內貪外廉), 거짓 명성과 도덕으로 천하의 칭송을 얻어내며, 나랏돈과 공적인 재물을 사사로이 부하들에게 나누어주며 사사로운 은혜를 베풀어 생색을 내는 행위는 나라 상하의 기강을 흐리게 만드니(上下昏), 이는 겉모습을 번지르르하게 꾸미고 낯빛을 엄숙히 하여 고관대작의 자리를 훔쳐 차지하려는 파렴치한 도둑의 시초(盜端)와 다름없다’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관리들이 패거리와 당파를 지어(羣吏朋黨) 저마다 사사로운 친분과 측근들만 천거하여 요직에 등용하고, 도리어 간사하고 부정한 자들을 불러 모아 세력을 불리며, 어질고 현명한 참된 인재들은 억누르고 꺾어 쫓아내며, 국가의 공적인 이익을 배반하고 사리사욕의 사당을 짓고, 같은 고위직 관리들끼리 서로 비방하고 모함하는 짓이야말로 국가를 도탄에 빠뜨리는 근본 원인인 난리의 근원(亂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세도가와 권문세족들이 저희들끼리 모여 간사함을 꾸미고, 아무런 관직과 벼슬이 없음에도 군주처럼 귀하게 대접받으며 그 호령과 위엄이 나라를 뒤흔들고, 넝쿨과 칡넝쿨이 얽히듯 촘촘히 패거리를 엮어(葛藟相連) 백성들에게 억지로 사사로운 덕을 베풀고 환심을 사며 고관들의 권세를 빼앗아 휘두르고 아래 백성들을 침탈하고 능멸하면 온 나라 안에 원망과 곡소리가 가득하며, 어진 신하들은 눈과 귀가 가려져 군주에게 바른말을 올리지 못하니, 이것이 바로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대란의 뿌리(亂根)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대대로 대를 이어 간사한 짓을 저지르며 국가의 관청 재물을 훔치고 횡령하며, 진퇴와 벼슬길에서 오직 자신의 편의와 사리사욕만 구하고, 교묘한 문장과 왜곡된 법문(弄文)으로 사실을 왜곡하여 자신의 군주를 큰 위태로움에 빠뜨리는 자, 이들을 일컬어 나라의 해충인 국간(國奸)이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벼슬아치와 관리는 쓸데없이 넘쳐나는데 세금을 내고 생산을 담당할 백성은 턱없이 부족하며(吏多民寡), 지위의 높고 낮음이 없어 존비의 기강이 무너지고, 강자가 약자를 억누르고 약탈하는데도 법을 집행하는 관청에서 이를 강력히 금지하고 다스리지 못해 마침내 그 해가 어진 군자들에게까지 미치니, 온 나라가 그로 인해 크나큰 허물과 벌을 받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좋은 선행을 하는 자를 등용하지 않고(善善不進), 악행을 저지르는 자를 내쫓지 않아(惡惡不退), 결국 현명한 어진 이들은 초야에 꼭꼭 숨고 배울 것 없고 덕망 없는 자들이 요직을 꿰차고 앉아 세상을 어지럽히니, 온 국가가 그 크나큰 해악을 입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대들보보다 곁가지 나뭇잎이 지나치게 강해지듯(枝葉強大), 신하와 관료들의 세도가 군주의 세력보다 거대해지고 신분이 미천한 자들이 고귀한 법도를 능멸하는 형국이 오래 지속되어 더욱 거대해지는데도 윗사람이 매정하게 쳐내어 폐하지 못하면, 마침내 온 나라가 파멸을 겪고 망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아첨하고 아부하는 간신(佞臣)이 조정의 높은 자리에 앉아 정치를 주도하면 온 군영과 나라 안에는 원망과 다툼의 소송이 그치지 않으며, 그들은 군주의 위엄을 빙자해 자기 권세를 부리며 모든 행동에서 백성들의 뜻을 거스른다. 그들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진격하지도 않고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물러서지도 않으며 오직 구차하게 자리를 지키며 아첨으로 비위를 맞추고(苟然取容), 모든 일을 자기 생각대로 독단하고 처리하며 매사에 남의 공적을 가로채고 자랑한다. 덕망 높은 어진 이들의 숭고한 도덕을 헐뜯고 비방하며, 아무런 능력 없고 졸렬한 무리들을 칭송하고 옹호하며, 매사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지 않고 오직 자기 뜻에 영합하는 자들만 한 패거리로 끌어들인다. 나랏일 처리를 일부러 늦추어 지체시키고 군주의 법령과 명령이 아래로 흘러가지 못하게 막아서며, 해괴하고 해로운 해괴한 법(奇政)을 제멋대로 만들어 조상 대대의 아름다운 옛 법도를 깨뜨리고 가볍게 바꾼다. 만약 군주가 이와 같은 아첨꾼을 기용하여 정치를 주당케 하면, 그 나라는 반드시 처참한 재앙의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참》에 이르기를, ‘간사한 영웅들이 서로를 칭송하고 옹호하며 한 패거리가 되어 군주의 밝은 눈을 가리고(障蔽主明), 허위의 비방과 거짓 칭찬(毁譽并興)을 사방에서 퍼뜨려 군주의 귀를 막으며(壅塞主聦), 저마다 군주의 비위를 맞춰 어진 군주가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잃게 만든다. 그러므로 영명한 군주라면 조정에 도는 통상적이지 않은 은밀한 비방과 험담(異言)을 예밀히 관찰하여 난리의 실마리를 미리 보아야 하고, 널리 초야의 유학자와 현명한 유학자들을 초빙하여 기용해야만 간사한 영웅들이 나라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뿔뿔이 도망치며(奸雄乃遯), 오랜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원로 대신들을 존중하고 기용해야(任舊齒) 비로소 온갖 나랏일이 물 흐르듯 순조롭게 다스려집니다. 군주가 깊은 계곡과 초야에 은거하는 현명한 선비들을 지극히 예우하여 모셔와야(聘岩穴) 참되고 정성스러운 선비의 충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랏일을 결정할 때는 비천하게 나무를 지고 가는 나뭇꾼과 같은 기층 민중의 작은 외침에도 정성껏 지혜를 구해야(謀及負薪) 비로소 청사에 남을 위대한 성과를 서술할 수 있으며, 이처럼 천하의 소중한 민심을 잃지 않아야만 군주의 도덕과 은택이 온 사해에 바다처럼 풍성히 넘쳐날 것입니다.”


📖 주요 한자 · 고사성어 풀이

  • 柔能制剛 弱能制強 (유능제강 약능제강) — 부드러움이 능히 굳셈을 꺾고, 약함이 능히 강함을 제어한다는 뜻입니다. 무조건적인 무력과 강압(剛·強)보다는 유연함과 은혜를 베푸는 덕(柔·弱)이 전장과 통치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거둔다는 도가적 성격의 군사철학을 나타냅니다.
  • 同滋味 共安危 (동자미 공안위) — 장수가 병사들과 단맛과 쓴맛을 똑같이 나누어 마시고, 안전과 위험을 끝까지 함께 겪는다는 뜻입니다. 삼군의 일선 병졸들과 고락을 완전히 같이함으로써 군대의 자발적 헌신과 철통같은 결속력을 이끌어내는 도덕적 리더십을 비유합니다.
  • 將禮 (장례) — 군대를 통솔하는 최고 장수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예의를 뜻합니다. 병사들이 목마르기 전에 먼저 마시지 않고, 병사들이 쉴 천막이 마련되기 전에 피로를 논하지 않으며, 군량이 끓기 전에 먼저 배고프다 말하지 않고 기후의 고통을 병사들과 온전히 함께 견디는 장수의 헌신적 예절입니다.
  • 香餌之下 必有懸魚 重賞之下 必有死夫 (향이지하 필유현어 중상지하 필유사부) — 맛있는 미끼 아래에는 반드시 걸려드는 물고기가 있고, 파격적이고 무거운 포상 아래에는 반드시 목숨 바쳐 싸우는 용사가 있다는 뜻입니다. 명분과 예우를 극진히 다하는 것과 동시에, 확실한 물질적 포상을 통해 장졸들의 희생과 승리를 견인하는 실리주의적 동기부여를 강조합니다.
  • 盜端 (도단) — 나라의 재물을 훔치는 도둑질의 실마리와 시초를 말합니다. 내면은 무한히 탐욕스러우면서도 바깥으로는 고고하고 청렴한 척 가식적인 명예를 꾀하며, 공적인 권력과 예산을 사사로이 휘둘러 환심을 사고 높은 벼슬을 훔치는 고위 관료들의 위선적인 행태를 비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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