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요출 6권 권육-가축·상마법·양유제품치즈버터제조법·포란·도주공양어경잉어양식(卷六)

📚 제민요출(齐民要术) · 제6편

권육-가축·상마법·양유제품치즈버터제조법·포란·도주공양어경잉어양식(卷六)


무릇 소를 부리고 말을 타는 경작과 안보의 도리는, 그 가축이 가진 대지의 체력과 능력을 면밀히 헤아려 부리고, 한겨울의 모진 한파와 여름날의 무더위 속에서 물을 대고 사료 여물을 먹이는 일(飲饲)을 가축의 천성에 자연스럽게 맞춰주는 데 달려 있습니다. 가축의 천성을 순종하며 보살피는데 어찌 가축이 포동포동하게 살찌고 번성하지 않는 일이 있겠습니까? 한나라의 김일제(金日磾)는 항복한 포로의 미약한 처지에서 출발했으나 말을 비옥하게 기르는 특출난 재주로 천자의 눈에 띄어 재상의 반열에 올랐고, 한나라의 복식(卜式)은 평범한 백성이었으나 양과 말을 훌륭하게 번식시켜 황제의 재상 자리에 등극했습니다. 영척(甯戚)은 소에게 여물을 먹이며 부른 노래로 제나라 환공에게 발탁되어 명성을 떨쳤고, 마원(馬援)은 변방에서 가축을 방목하며 천하의 대장군으로 기틀을 닦았으니, 가축을 보살피는 미천한 일이야말로 실업의 근본이자 천하를 다스리는 출발점입니다.

가축을 기를 때는 소와 말의 뼈대와 기운을 정밀하게 살펴 좋은 준마와 일소를 알아보는 상마법(相馬)과 상우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섣달 한겨울 외양간의 바닥에는 항상 마른 짚을 두텁게 깔아주어 냉기가 다리를 상하게 하지 않게 보살핍니다. 말이 배앓이를 하여 선통(疝痛)이 와 땅바닥을 뒹굴며 땀을 흘릴 때는, 즉시 달인 약물(황련, 대황 등)을 입에 흘려 넣고 다리 밑동의 혈자리에 침을 깊이 찔러 정체된 나쁜 기운을 뽑아내 주는 수의학 처방을 정밀하게 부려 가축의 생명을 정성껏 구해야 마땅합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육 : 제57장 양 사육과 유제품 가공(养羊第五十七) 번역

양(羊)은 그 순한 고기를 선사하고 따뜻한 털을 깎아주며, 특히 양젖을 활용해 농가의 밥상에 서역의 신비로운 최고급 영양 유제품을 풍성하게 올려주는 지극히 다재다능한 가축입니다.

양을 번식시킬 때는 넓은 목초지에 방목하여 기르며, 초여름 양털을 깎아내어 뜨거운 물에 씻고 두텁게 압착하여 바람을 막는 웅장한 모직 담요인 전(氊)을 만듭니다.

더불어 양젖을 짜내어 서역의 위대하고 신비로운 요구르트, 버터, 치즈 가공 화학법을 실행하니 그 비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일 신선하게 짜낸 양젖을 옹기항아리에 담아 따뜻한 방에 두어 새콤하게 발효시키니, 현대의 요구르트이자 요구르트 음료인 락(酪)이 완성됩니다. 이 락의 윗 표면에 둥둥 뜨는 맑고 붉은 기름막을 정밀하게 걷어내어 가마솥에 은근한 불로 푹 끓여 기름을 굳히니, 천하에 향기롭고 비옥하여 오장의 영양을 채우는 최고급 황금빛 버터인 수(酥)가 완성됩니다. 락에 시큼한 식초 즙을 쳐서 몽글몽글하게 단백질을 응고시킨 뒤 삼베 주머니에 넣고 무거운 돌로 눌러 물기를 완전히 짜내어 뙤약볕에 돌처럼 바짝 말리니, 천 년 동안 썩지 않고 보존되어 겨울철 비상 든든한 고단백 식량이 되는 명품 치즈인 건락(乾酪)이 탄생합니다. 이는 백성들의 삶을 지극히 부강하게 만드는 위대한 낙농의 과학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육 : 제58장 돼지 기르기(养猪第五十八) 번역

돼지(猪)는 그 번식하는 새끼의 수가 무려 십여 마리에 달해 온 오곡의 가축 중에 가장 신속하게 농가의 살림을 찌우고 고기를 풍성히 제공해 주는 다산의 고마운 가축입니다.

돼지를 기를 때는 우리를 항상 마른 모래로 깔아 청결하게 청소해 주며, 돼지가 제 똥오줌에 뒹굴어 겉피부가 문드러지지 않도록 아침마다 물로 우리를 깨끗하게 씻어 줍니다. 매일 콩비지, 보리껍질, 음식물 찌꺼기 등을 거름 섞어 기름지게 먹여 포동포동하게 기르면 단 1년 만에 백 마리의 웅장한 돼지 떼로 무성하게 번성하여 시장에 팔아 큰돈을 만지게 돕습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육 : 제59장 닭 기르기(养鸡第五十九) 번역

닭(鸡)은 매일 아침 신선한 계란(鷄卵)을 풍성하게 낳아주어 식구들의 단백질 영양을 정성껏 채워주고, 홰를 치며 울어 농가의 아침 해를 깨우는 지극히 부지런한 가금입니다.

닭을 기를 때는 닭장 위에 날카로운 가시나무 가지를 빽빽하게 둘러쳐 주어 밤손님인 산고양이와 족제비, 맹금류인 솔개의 기습 약탈을 원천 차단해야 합니다. 둥지에 지푸라기를 도톰하게 깔아 암닭이 달걀 스무 알을 품게 만드는 포란(抱卵) 관리를 세심하게 도우며, 포란 중에는 닭장 온도를 항상 따뜻하게 보존해 주어야 21일 만에 노란 병아리들이 껍질을 깨고 건강하게 삐약거리며 일시에 돋아나 닭장을 가득 채웁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육 : 제60장 거위와 오리 기르기(养鹅、鸭第六十) 번역

거위(鵝)와 오리(鴨)는 밭의 우거진 잡초와 벼 잎사귀를 갉아먹는 해충들을 모조리 쪼아 먹어 천연의 논밭 청소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겨울철 기름진 고기와 보드라운 깃털을 아낌없이 선사하는 고마운 물새 가금입니다.

거위와 오리는 물길이 닿는 방죽이나 큰 개울가에 우리를 짓고 낮에는 물가로 내몰아 헤엄치며 스스로 물풀과 미늘 벌레들을 잡아먹게 방목합니다. 거위는 성질이 사납고 영리하여 낯선 도적이 마당에 발을 들이면 꽥꽥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경비견 못지않게 집안을 든든하게 지켜 줍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육 : 제61장 물고기 기르기(养鱼第六十一) 번역

《도주공 양어경(陶朱公養魚經)》에 이르기를: 위나라 혜왕이 도주공(범려)을 초빙하여 ‘듣자하니 그대가 월나라의 명재상 범려였다가 사임하고 바다로 나가 도주공이 되어 집안에 무려 억만금의 어마어마한 현금 재산을 쌓아 올렸다고 하는데, 대체 그 가계를 찌운 신비로운 비결이 무엇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도주공이 답하기를 ‘살림살이를 이끌어 부강하게 만드는 치생의 도리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나, 그중 물에서 동물을 기르는 수축(水畜, 양식업)이 가히 제오를 통틀어 으뜸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기적 같은 잉어 양식법을 전수하니 다음과 같습니다: 6무(畝) 너비의 비옥한 땅을 엄선하여 깊이 파 연못(池)을 조성하되 연못 안바닥에 구부러진 아홉 개의 고운 섬(九洲)과 여덟 개의 골짜기를 만들어 잉어가 헤엄칠 깊이를 조절합니다. 여기에 봄철 2월 상순, 뱃속에 알을 가득 밴 3자(尺) 길이의 암카프(암코이) 20마리와 우람한 수카프(수코이) 4마리를 연못 속에 정숙하게 풀어놓고 연못 주변을 조용하게 유지해 잉어가 마음 놓고 알을 낳게 유도합니다.

잉어 떼가 자라나 그 숫자가 360마리에 달하면, 물속의 영물이자 수호신인 자라(鳖) 세 마리(神守)를 연못 속에 함께 풀어 둡니다. 왜 자라를 연못에 넣어두겠습니까? 물고기의 숫자가 360마리를 넘어가면 하늘의 신령한 잉어들이 비를 몰고 용(龍)이 되어 하늘 공중으로 다 날아가 버리려(탈출) 본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며, 연못 속에 자라(신수)를 풀어두면 자라가 잉어 떼의 발목을 가볍게 잡으며 물속을 휘젓고 다녀 잉어들이 밖으로 도망치지 않고 아홉 섬 구석구석을 평화롭게 헤엄치며 연못을 드넓은 강호(江湖)로 믿고 안주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신비로운 법도로 양식을 하면 이듬해 봄에 1자짜리 잉어 15,000마리와 3자짜리 잉어 45,000마리를 수확해 시장에 내다 팔아 단 1년 만에 무려 125만 전의 엄청난 벼락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수생 식물인 연근(藕), 순채(莼), 가시연(芡), 마름(芰)을 연못가 얕은 물가에 조밀하게 함께 가꾸면, 맛있는 밥상 나물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연못 바닥의 진흙을 정화해 주어 잉어의 수질을 지극히 건강하게 지켜 주는 이중의 큰 이로움을 안겨 줍니다.


📖 주요 한자 · 고사성어 풀이

  • 酪 (락) — 소나 양의 젖을 짜내어 따뜻한 기운 속에 발효시켜 만드는 새콤하고 부드러운 영양 유제품(요거트/요구르트)으로 백성의 기력을 보강하는 최고의 유제품 음료입니다.
  • 酥 (수) — 새콤한 발효 락(요구르트)에서 추출한 기름을 약한 불에 고아 굳힌 황금빛의 향기로운 최고급 동물성 버터(Butter)를 이르는 말입니다.
  • 乾酪 (건락) — 락(요구르트)에 응고 식초 즙을 쳐서 단백질을 걸러내고 무거운 돌로 물기를 꽉 짜내어 바짝 말린 고단백의 전통 ‘치즈(Cheese)’를 뜻합니다.
  • 水畜 (수축) — 소나 양을 기르는 육축(陸畜)에 대비하여, 잉어 등의 물고기를 연못에서 길러 큰 이로움을 도출해내는 ‘수산 양식업’을 일컫는 도주공 범려의 농학 용어입니다.
  • 神守 (신수) — 도주공 양어경에 수록된 신비로운 수호신으로, 연못 속 잉어가 360마리를 넘어 용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에 넣어 기르는 ‘자라(鳖)’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 相馬 (상마) — 말의 이빨, 다리 뼈대, 갈기, 털빛 등을 정밀하게 감정하여 천 리를 지치지 않고 달릴 준마(駿馬)를 감별해내는 고대의 준마 감정 지식입니다.
  • 氊 (전) — 양털(羊毛)을 고르게 깎아내어 뜨거운 물에 씻고 압착하여 찬바람과 추위를 굳건히 막아주는 따뜻한 겉옷 깔개용 ‘울 담요(Felt)’를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Similar Posts

  • 기문둔갑원령경서(序)

    📚 기문둔갑원령경(奇门遁甲元灵经) · 제0편 기문둔갑원령경서(序) 1. 奇門學의 歷史的 變遷 (기문학의 사상사적 계보와 문헌적 가치) 고대부터 당송(唐宋)과 명청(明淸) 시대에 이르기까지 기문학이 정립되어 온 역사적 계보와 다양한 문파들의 흥망을 조명한다. 둔갑(遁甲)의 학설은 연구하고 논하는 자들이 대개 먼 태고의 황제(黃帝)로부터 비롯되어, 주나라의 현신 강태공(呂望, 여망)과 한나라를 개국한 명참모 장량(張良, 장자방)에 의해 정제되고 간소화되었다고 말한다. 한나라 이전에는 종종 다른…

  • 노자지귀 1권 권일:상덕부덕편(卷一)

    📚 노자지귀(老子指归) · 제1편 권일:상덕부덕편(卷一) 「가장 높은 덕을 지닌 이(上德)는 인위적인 덕을 행하려 애쓰지 않으므로 참된 덕을 지니고 있으며, 낮은 덕을 지닌 이(下德)는 덕을 잃지 않으려 늘 의식적으로 얽매여 있으므로 참된 덕을 지니지 못합니다. 가장 높은 덕을 지닌 이는 억지로 도모함이 없이 행하면서도 이루지 못하는 바가 없고(상덕무위이무불위), 낮은 덕을 지닌 이는 억지로 목적을 품고 행하므로…

  • 기문둔갑비급대전 7권 권칠(卷七)

    📚 기문둔갑비급대전(기문둔갑비급대전) · 제7편 권칠(卷七) 1. 기문주객점험론 (奇門主客占驗論 – 주객 분별과 경험의 법칙) 기문둔갑 점사(占事)에서 나(我)와 남(彼), 그리고 주동적인 손님(客)과 수동적인 주인(主)을 올바르게 분별하고 시공간 판을 정교하게 대조하여 백발백중의 신묘한 감응을 얻는 요결을 삼가 완역하노라. 기문둔갑의 신묘한 응험은 때로는 이르고 때로는 늦으며, 항상 주객(主客)의 분별이 존재하느니라. 무릇 내가 남을 찾아가는 경우라면 ‘내가 객(客)이 되고 상대가…

  • 기문둔갑비급대전 10권 권십(卷十)

    📚 기문둔갑비급대전(기문둔갑비급대전) · 제10편 권십(卷十) 1. 기적의 수명추산법 (壽命推算秘方 – 향후 수한 계산법) 기문둔갑 구성(九星)과 사문(死門) 사이의 구궁(九宮) 거리를 정밀하게 계산하여, 인간의 남은 잔여 수명과 천수(天壽)를 기막히게 맞추는 도가의 위대한 수명 추산 비결을 삼가 완역하노라. 인간의 수명을 예측할 때는 오직 천충성(天沖星)과 천주성(天柱星), 그리고 죽음의 문인 사문(死門)의 거리를 보고 판단하느니라. 남자의 수명을 점칠 때: 남자는 힘차게…

  • 기문둔갑비급대전 23권 권이십삼:성장생극론·기문장중금요결·육갑순신주법(卷二十三)

    📚 기문둔갑비급대전(기문둔갑비급대전) · 제23편 권이십삼:성장생극론·기문장중금요결·육갑순신주법(卷二十三) 십방의 성계와 월장, 지반, 천간의 상생상극을 논함 (論十方星將生克) 하늘의 으뜸인 천원(天元, 일천간)은 곧 사람과 시간의 근원(人時元)이 되니, 십이 방위(十二方位)의 지반에 사람이 걸터앉은 형세로다. 월장(月將)을 부려 시간을 찾는 법은 차례대로 결정하되, 천을귀인(貴人)은 모름지기 당일의 일간(日干)으로부터 전수하여 자세히 살펴야 하도다. 하늘의 천원(天元, 일간)은 임금이자 부모요 남편이며 주인과 스승이 되니, 존경하는 조상과 어른,…

  • 기문둔갑비급대전 15권 권십오:삼기팔문·기문길격·성궁분야(卷十五)

    📚 기문둔갑비급대전(기문둔갑비급대전) · 제15편 권십오:삼기팔문·기문길격·성궁분야(卷十五) 1. 삼기팔문 (三奇八門) — 삼기와 팔문의 가림 관계 삼기와 팔문의 생극제화 을기(乙奇)가 6궁(乾)이나 7궁(兌)에 이르면 스스로 의심하고 어려워지며(목극금), 병기(丙奇)와 정기(丁奇)가 1궁(坎)에 임하면 도저히 볼 수가 없다(화극수). 천주성(柱)·천심성(心)이 9궁(離)에 이르면 다 쓰기 어렵고, 경문(驚)과 개문(開)이 앞에 나서는 것 역시 꺼린다. 천영성(英)과 경문(景)은 필히 1궁(坎)의 자리를 근심하고, 휴문(休)이 2궁(坤)이나 8궁(艮)을 만나면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