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요출 7권 -화식론경영학·항아리방수코팅법·약용신곡누룩제조·전통법주양조비법(卷七)
📚 제민요출(齐民要术) · 제7편
-화식론경영학·항아리방수코팅법·약용신곡누룩제조·전통법주양조비법(卷七)
월나라의 명재상 범려(范蠡)가 이르기를: ‘계연(计然)이 가르쳐 가로되, 가뭄이 닥쳤을 때는 수레를 미리 사두고(旱则资车), 홍수가 날 때는 배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水则资舟)이 삼라만상 유통의 굳건한 이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전국시대의 대부호 백규(白圭)는 이르기를 ‘시장의 철과 기회를 노려 결단할 때는, 굶주린 맹수가 먹이를 덮치고 사나운 독수리(鸷鸟)가 공중에서 먹잇감을 낚아채듯 신속하고 맹렬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의 치생의 도리는 이윤(伊尹)과 강태공(吕尚)의 치밀한 군사적 모략과 같고, 손무와 오기의 용병술과 같으며, 상앙(商鞅)이 법을 엄격히 단행하는 철저함과 똑같다’고 선언하였습니다. 《한서(漢書)》에 이르기를 백성들의 농업, 공업, 상업의 이로움은 매년 백만 금을 굴리는 대가문에서 연간 무려 이십만 금의 막대한 현금 수익을 올리니, 부지런히 머리를 써서 생업을 다스리는 화식(货殖)이야말로 가계를 부유하게 만들고 나라의 재화를 굴리는 최고의 학문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칠 : 제63장 옹기 코팅법(涂瓮第六十三) 번역
무릇 최고급 가양주와 신 식초를 빚을 때 옹기 항아리 표면의 미세한 구멍으로 수분이 새어 나가거나, 외부의 나쁜 잡균이 침투하여 술맛을 망치는 참사를 막는 지혜로운 항아리 코팅법(涂瓮)을 전수합니다.
술 항아리를 쓰기 전에, 고운 찰진 진흙(점토)에 멧돼지 털이나 가축의 보드라운 털을 섞고, 여기에 깨끗한 나무 재를 곱게 우려내어 되직하게 반죽을 만듭니다. 이 반죽을 새 술독 항아리의 안팎 표면에 쇠주걱으로 얇고 고르게 펴 발라 메우고 그늘에 말린 뒤, 왕겨를 넣어 연기로 가볍게 그슬리거나 은근한 가마솥 불길에 한 번 구워 냅니다. 이 흙과 재, 털의 혼합 코팅막이 옹기 표면의 미세한 숨구멍들을 완전히 차단하여 방수 막을 형성하므로, 수개월 동안 술을 발효시켜도 단 한 방울의 수분도 밖으로 배어 나오지 않고 술독 내부의 기운을 굳건히 가두어 꿀처럼 달콤하고 그윽한 명주를 빚어내게 지켜 줍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칠 : 제64장 신곡과 양조(造神麴并酒第六十四) 번역
신곡(神麴, 신비로운 누룩)은 온갖 신성한 한약재의 기운을 밀기울과 함께 발효시켜 빚어내는 황실과 사대부 가문의 보물 같은 발효 미생물 열쇠이자 귀중한 약용 누룩입니다.
신곡을 제조하는 정밀한 법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칠월 칠석 무렵 뽕나무 잎(桑叶), 초피나무 열매(蜀椒), 흰쑥(白蒿), 여뀌(蓼) 등 수십 가지 신비로운 풀과 약재를 따다가 절구에 찧어 비옥한 약재 즙을 맑게 짜냅니다. 이 맑은 즙을 고운 밀기울(麥麩)과 가루에 고루 뿌리고 걸쭉하게 반죽을 한 뒤, 사방 3치의 네모난 떡 모양으로 조밀하게 빚어냅니다. 빚어낸 누룩 덩이들을 맑은 짚풀(蘘草)을 두텁게 깐 깊은 광간이나 창고 바닥에 켜켜이 쌓아 올리고 짚 거적으로 밀봉하여 둡니다.
수일이 지나면 짚 속의 유익한 미생물 곰팡이들이 약재 즙의 영양을 먹고 자라나, 온 누룩 겉면에 하얗고 고운 신령한 곰팡이 꽃(효모)을 흐드러지게 피워 냅니다. 곰팡이가 가득 피어오르면 꺼내어 뙤약볕에 돌처럼 바짝 말려 봉해 둡니다. 이 신곡(神麴)은 쌀 한 섬을 단숨에 발효시켜 향이 은하수처럼 깊고 맛이 꿀처럼 달콤하며 오장을 해독하는 기가 막힌 명품 약용 술을 빚어내는 신비로운 발효 생명공학 도구입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칠 : 제65장 백로국(白醪麴第六十五) 번역
백로국(白醪麴)은 고대 당나라와 제나라의 명문가인 황甫 이부(吏部) 가문에서 며느리에게만 대대로 은밀히 전수해 오던 유서 깊은 비전의 누룩이자, 눈처럼 뽀얗고 이슬처럼 달콤한 백로주(白醪酒)를 빚는 명품 누룩입니다.
백로국은 찹쌀가루와 고운 밀기울을 잘 섞고, 맑은 우물물에 향초 달인 물을 섞어 반죽하여 둥글게 빚은 뒤 그늘에서 서서히 말려 곰팡이를 다스립니다. 이 백로국을 가져다 가을철 비옥한 찹쌀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을 찌고 단장 항아리에 안쳐 빚어내면, 술이 익어 오를 때 마치 향기로운 우유나 하얀 흰 이슬(白醪)처럼 뽀얗고 걸쭉하며 단맛이 극치에 달해, 목넘김이 지극히 부드러운 천하제일의 가양주 탁주를 얻게 됩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칠 : 제66장 분국과 대중주(笨麴并酒第六十六) 번역
분국(笨麴, 거친 누룩)은 비록 제조하는 법도가 소박하고 투박할지라도, 온 백성이 명절과 대보름 축제에 신속하고 가볍게 막걸리와 청주를 빚어 마실 수 있도록 돕는 가장 보편적이고 위대한 대중 누룩입니다.
분국은 보리와 밀을 거칠게 맷돌에 갈아 물과 버무린 뒤, 가마마당 가의 잔디밭이나 짚더미 위에 펼쳐두어 자연 속의 야생 효모를 파랗게 입혀 말려 완성합니다. 이 분국을 곱게 빻아 찐 보리밥이나 쌀밥과 섞고 맑은 항아리에 물을 대어 빚어 두면, 단 이레(7일) 만에 맑고 톡 쏘는 탄산과 신선한 향이 가득한 대중 청주와 거친 막걸리를 무수히 얻게 되어 온 동네 백성들이 잔치를 벌이게 이롭게 돕습니다.
《제민요술(齐民要术)》 권칠 : 제67장 명품 법주 빚기(法酒第六十七) 번역
법주(法酒)는 고대 사대부와 군자들이 하늘의 때와 대지의 물 온도, 그리고 엄숙한 경작의 법도를 엄격히 지켜 세 번에 걸쳐 거듭 밑술과 덧술을 치는 삼양(三釀)의 비법으로 완성하는 극치에 달한 최고급 양조주입니다.
그 고결한 법주 빚는 양조 비결을 전수하니: 봄철 맑은 날을 골라 최고급 찹쌀 한 섬을 흐르는 시냇물에 무려 백 번 이상 씻어내어(百淘) 쌀알의 잡내를 완전히 제거합니다. 깨끗한 가마솥에 고두밥을 찌고 식힌 뒤, 명품 신곡 가루와 우물물 세 말을 잘 버무려 항아리에 안쳐 밑술(첫술)을 빚습니다. 사흘이 지나 밑술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향을 뿜어내면, 다시 찹쌀 반 섬으로 밥을 지어 덧술(재술)을 얹고, 다시 사흘 뒤 세 번째 덧술(삼양)을 쳐서 대지의 차가운 기운 속에서 서서히 저온 발효시킵니다.
한 달이 지나 술이 완전히 익으면 푸른 대나무 껍질로 짠 체에 밭쳐 거르니, 술빛이 황금처럼 맑고 투명하며 향기가 방안 가득 진동하고 도수가 지극히 높아 석 잔만 마셔도 신선이 된 듯한 풍미를 뽐내는 천하 최고의 법주(法酒)가 완성되어 집안의 품격을 드높이게 됩니다.
📖 주요 한자 · 고사성어 풀이
- 货殖 (화식) — 재화를 치밀하게 굴리고 유통의 기회를 포착하여 가계를 풍요롭고 부강하게 가꾸는 경영과 상업, 치생(治生)의 위대한 지혜를 뜻합니다.
- 神麴 (신곡) — 뽕잎, 쑥, 초피 등 온갖 신성한 약재의 즙을 밀기울과 섞어 짚더미 속에서 하얀 곰팡이 꽃을 피워 말린 한방용 약용 누룩입니다.
- 法酒 (법주) — 우물물과 최고급 찹쌀, 누룩을 거듭 치고 물 온도의 규격을 엄격히 지켜 빚어내는 동양 최고의 명품 가양주(家釀酒)를 일컫는 말입니다.
- 白醪 (백로) — 우유처럼 뽀얗고 단맛이 극치에 달해 목넘김이 부드러운 명가(사대부 가문) 전래의 최고급 전통 탁주를 이르는 한자어입니다.
- 塗甕 (도옹) — 술 항아리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진흙, 재, 동물 털을 버무려 옹기 안팎에 고르게 발라 구워 완벽하게 차단막을 씌우는 항아리 코팅 기술입니다.
- 白圭 (백규) — 전국시대의 전설적인 부호이자 경영가로, 자연의 주기를 관찰해 ‘가물 때는 차를 사고, 홍수 때는 배를 사는’ 시장 선점 비결을 창안한 치생의 태두입니다.
- 三釀 (삼양) — 밑술을 한 번 안친 뒤 그 위에 두 번에 걸쳐 거듭 찹쌀 고두밥을 더하여 향이 깊고 도수가 높은 명주를 빚어내는 전통 삼단 양조 공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