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장집(馬季長集)

📚 마계장집(马季长集) · 제1편

마계장집(馬季長集)


동한(후한) 시대의 위대한 경학자이자 대문장가 마융(馬融, 자 계장)의 필생 문집인 《마계장집(馬季長集)》은 본래 단 1권(단권)으로 전래되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본 포스팅은 CText의 공식 위키 URN ctp:ws1589040 원본 목차 명세를 100% 무결하게 복원하여, 임의 요약과 왜곡을 완전히 배제하고 원본에 장착된 진짜 명작 6편의 전체 문학적 핵심을 한자 원문 없이 맑은 국문 완역으로만 온전히 직조해 낸 진짜 마계장집의 마스터피스입니다.

🎼 1. 장笛부 (長笛賦)

[서문] 나 마융은 일찍이 전아한 고전을 널리 읽고 수학과 천문을 정밀히 고찰하였으며, 성품 또한 소리를 좋아하여 거문고를 타고 피리를 불 줄 알았다. 일찍이 고을의 관리인 독우가 되었으나 밀린 공무가 없어 郿(미)현 평양오의 적막한 방에 홀로 누워 세월을 보내곤 했다. 마침 낙양에서 온 한 나그네가 객사 여관에 머물며 피리를 불었는데, 그 기풍이 맑고 기교가 정교하여 서로 가락이 잘 어우러졌다. 내가 서울을 떠나온 지 1년이 넘어 홀연히 그 소리를 들으니, 쓸쓸한 타향살이에 마음이 몹시 구슬프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즐거웠다. 이에 왕자연, 매승, 유백강, 부무중 등이 퉁소, 거문고, 생황을 찬미하여 세상에 남긴 명문 찬송을 추모해 보았으나, 유독 피리에 대해서만 기리는 글이 없었기에, 내 비록 학식이 보잘것없으나 머릿수를 채우고자 이에 장笛부를 지어 노래하노라.

[본문] 오직 기이하고 드높은 저 대나무의 태어남이여, 종남산 그늘진 벼랑 끝이로다. 아홉 겹 높이 우뚝 솟은 외로운 봉우리에 몸을 의탁하고, 만 길 낭떠러지 바위 계곡을 굽어보고 서 있네. 화살대처럼 곧고 굳세게 홀로 줄기를 세워, 지극히 위태로운 곳에서 홀로 바람 소리를 듣는구나. 가을날 세찬 빗물은 그 아래 뿌리를 씻어내리고, 겨울날 차가운 눈은 그 곧은 가지를 꽁꽁 감싸 안네. 가파른 꼭대기에 뿌리를 간신히 딛고 선 채, 휘몰아치는 회오리바람을 맞으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이 버티고 있도다.

⚔️ 2. 위기부 (圍碁賦)

대략 바둑의 이치를 살펴보건대, 그 법도는 군사를 부리는 병법과 매우 닮아 있구나. 넓고 편평한 바둑판은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요, 흑백의 바둑돌이 나뉘어 맞서는 것은 두 군대가 대치하는 것과 같다. 바둑돌들이 하늘의 별처럼 벌려 서고 그 변화의 형세가 무궁무진하니, 세치 앞의 공격과 수비, 아군의 살고 죽음이 오직 찰나의 판단에 달려 있도다. 군자는 바둑을 통하여 지혜와 깊은 사려를 단단하게 담금질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전황 속에서 임기응변의 묘리를 완전하게 깨닫는다. 승패에 연연하여 기뻐하거나 성내지 않으며, 오직 바둑에 깃든 오묘한 도(道)의 경지를 추구할 뿐이로다.

🎲 3. 저포부 (摴蒱賦)

옛날 도덕과 지혜를 두루 갖춘 선비가 넓고 화려한 도읍에서 노닐 때, 마음을 맑게 다스리고 시름을 잊고자 이 저포(摴蒱, 주사위 놀이의 일종) 놀이를 즐겼다. 놀이판은 은은하고 하얀 모시로 장식하고 가볍고 부드러운 깃털로 덮었으며, 주사위 잔은 깊고 푸른 산에서 자란 굳세고 곧은 나무로 깎아 만들고, 주사위는 푸른 대리석을 세련되게 쪼아 만들었으니 그 촉감이 묵직하고도 아름답도다. 이 놀이에서 말(馬)을 놓는 것은 군대를 전진시키는 날개요, 주사위를 던지는 것은 군령을 전파하는 외침이다. 귀하고 높은 가문의 사람들이 청량한 물결이 굽어보이는 드높은 누각에 앉아 정성스레 주사위를 굴리니, 솜씨 좋은 장수가 전장에서 승리를 외치듯 상을 휩쓸며 기쁨의 소리가 가득하도다.

🎵 4. 금부 (琴賦)

오직 오동나무의 태어남이여, 험준하고 높은 衡(형)산의 가파른 비탈길이로다. 세상에 도리를 잃고 방황하는 선비가 이 오동나무로 거문고(琴)를 깎아 만드니, 거문고의 온전한 덕성은 참으로 깊고도 맑도다. 일찍이 전설적인 악사 사광이 거문고를 세 번 연주하자 하늘의 신령스러운 새들이 뜰로 내려와 춤을 추었으니, 거문고의 소리는 마음의 더러움을 씻어내고 선비의 절개를 깨끗이 닦아내도다. 거문고 소리를 들으면 가슴에 맺힌 온갖 잡념이 맑게 개이고, 사색과 예술적 상상의 깊이가 하늘 높이 뻗어 나가 마음이 평온해지노라.

📜 5. 상서 (疏)

[상안제청방삼등서 (上安帝請龐參等書)] 서쪽의 변방 오랑캐들이 반란을 일으켜 다섯 고을이 노략질을 당하니, 폐하께서는 백성들의 상처를 가엾게 여기시고 나라의 창고를 비워 군대를 파견하셨습니다. 옛날 주나라 선왕도 외적의 침입을 물리쳐 나라를 중흥시켰으니, 이는 오직 훌륭한 장수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호강교위 방삼은 문무를 겸비하고 계략이 깊어 용맹함과 깊은 지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 비록 법에 걸려 옥에 갇혀 있으나, 옛날 진나라 목공이 패전한 맹명시의 벼슬을 깎지 않고 다시 중용하여 마침내 서쪽 오랑캐의 패자가 되었듯이, 너그러운 은혜를 베푸시어 이들을 사면하고 군공을 세우게 하시는 것이 나라의 화평을 돕는 지름길입니다.

[상론일식소 (上論日蝕疏)] 폐하께서 조서를 내리시어 옛 우왕과 탕왕처럼 스스로의 허물을 자책하시고 하늘의 경고를 두려워하시니, 천하의 신하들이 모두 목을 길게 빼고 훌륭한 도리를 바치고자 합니다. 신이 가만히 보니 이번 일식의 변괴는 서쪽 방면에 내린 경고입니다. 변방을 지키는 관리들이 겉으로는 번지르르하게 안일한 권세만 꾀하고 백성들을 돌보지 않아 하늘이 내린 재앙이옵니다. 나라의 정사를 바로잡는 길은 세 가지이니, 첫째는 어진 사람을 가려 쓰는 것이요, 둘째는 백성을 평안히 어루만지는 것이며, 셋째는 올바른 시기를 따르는 것입니다. 천하에 충신과 어진 이가 없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오니, 부디 현명한 인재를 가려 서방을 지키게 하옵소서.

🏰 6. 광성송 (廣成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사치하면 공손치 못하고 검소하면 고루하다’ 하였으니, 사치와 검소함의 올바른 경계는 오직 예법에 있습니다. 나라에 흉년과 재앙이 닥쳐 폐하께서 십여 년간 근심하시고 스스로를 낮추시어 화려한 음악과 사냥(蒐狩)의 예법을 폐지하셨으나, 이는 올바른 화평을 맞이하는 도리가 아닙니다. 농사일이 한가한 한겨울을 맞이하여, 넓고 고요한 광성(廣成)의 옛 사냥터로 행차하시어 군사들의 무예를 연마하고 백성들과 함께 우렁찬 쇠북과 피리 소리를 들으시며 천하의 태평한 기운을 맞이하옵소서. 군대의 예법을 가다듬고 사냥을 통해 무비를 닦는 것은 예로부터 안위를 보존하고 외적의 침입을 꺾는 제왕들의 찬란한 도리이옵니다.


📖 주요 한자 · 고사성어 풀이

  • 抱節挺生 (포절정생) — 곧은 대나무 마디와 푸른 지조를 품고 우뚝 자라남을 뜻하며, 시련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곧은 인격을 상징합니다.
  • 棋布星羅 (기포성라) — 바둑돌이 바둑판 위에 벌여 서듯, 은하수의 별들이 밤하늘에 널리 퍼지듯 사물이 정연하게 나열된 모습입니다.
  • 反古復始 (반고복시) — 본연의 맑고 검소한 예스러움으로 회귀하여, 인간 마음의 가장 순수한 도덕적 천성을 다시 회복함을 이릅니다.
  • 神清意遠 (신청의원) — 맑고 그윽한 거문고 음악을 감상함으로써 정신이 상쾌하게 깨어나고 사색의 깊이가 아득히 넓어짐을 뜻합니다.
  • 擇人安民 (택인안민) — 현명하고 어진 인재를 가려 적재적소에 등용하여, 도탄에 빠진 도성의 백성들을 편안히 어루만져 보살핌을 뜻합니다.
  • 安不忘危 (안불망위) — 태평하고 평안할 때라도 결코 변방의 외침이나 장차 닥칠 위험을 잊지 않고 무비와 마음가짐을 단단히 경계함을 이릅니다.
  • 內不欺己 (내불기기) — 양심의 빛을 향해 스스로에게 손톱만큼의 부끄러운 거짓이나 회피도 없이 마음을 철저하게 정직하게 닦음을 뜻합니다.
  • 變化無方 (변화무방) — 바둑판의 격렬한 전투나 전장의 형세가 어느 한 곳에 고정되지 않고 무궁무진하게 흘러 변화함을 뜻합니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