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경 3권 권중-신장·방광·삼초맥증진단및오비·오정·각약·수종·제림·복이요지(卷中)

📚 중장경(中藏经) · 제3편

권중-신장·방광·삼초맥증진단및오비·오정·각약·수종·제림·복이요지(卷中)



📖 제30론: 신장맥증진단법(论肾脏虚实寒热生死逆顺脉证之法第三十) — 신장(腎)의 허실과 골수의 정기

신장(腎)은 인간의 정신(精神)이 머무는 고요한 궁궐이자 성스러운 영혼이 깃드는 소이요, 온몸의 성정(性)과 목숨(命)의 가장 깊은 뿌리(根)입니다. 밖으로는 귀(耳)로 통해 소리를 듣게 하고, 남성에게는 정액(精)을 단단히 닫아 보관하고 여성에게는 피(血)를 포궁에 감싸 품게 합니다.

방광(膀胱)과 안팎이 되며, 발의 소음경(足少陰)과 태양경(太陽)이 바로 그 주관하는 경락입니다. 신장의 기운이 다 끊어지면(腎氣絶), 사람은 스스로 품부받은 천명(天命)을 온전히 다 누리지 못하고 즉시 요절하여 죽습니다.

신장은 만물이 얼어붙어 저장하는 겨울(冬) 계절에 가장 왕성하며, 이때의 정상적인 맥은 물처럼 깊이 가라앉아 흐르면서도 부드러운 침유맥(沈濡脈)입니다. 이와 반대로 뛰는 것은 병든 맥입니다.

그 맥이 짚였을 때 손가락 끝으로 돌덩이를 만지듯 빳빳하고 단단하게 뛰는 것(彈石)은 기운이 너무 지나친 태과(太過)이니 병이 신장 바깥 경락에 굳은 것입니다. 간기가 너무 지나치면 몸의 뼈마디가 마르고 부러질 듯 아프며 등줄기가 땅기며 아프고 숨이 가빠 말을 하려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갈 때는 세차게 밀려가는데 올 때는 흐물흐물 실처럼 미세하여 뜀박질이 아주 빠른 것(數)은 기운이 미치지 못하는 불급(不及)이니 가슴속이 허전하게 흔들려 늘 굶주린 것 같고 옆구리가 시리며 아랫배가 더부룩하게 가득 차고 오줌이 저절로 찔끔찔끔 새어 나옵니다.

신장의 건강한 맥은 숨결이 고르고 낚싯바늘처럼 도르르 감기며 꾹 눌렀을 때 뼈에 달라붙어 튼튼하고 굳건하게 짚이는 것(按之而堅)이 정상입니다. 만약 활줄을 세차게 튕기듯 빳빳하게 옥죄거나 돌을 튕기듯 거칠게 요동치며 위장의 온화한 기운(胃氣)이 전혀 없는 것은 기가 다한 사맥(死脈)입니다.

신장에 물의 기운(水)이 범람하면 배가 남산만큼 부어오르고 배꼽이 툭 튀어나오며 허리가 무겁고 아파 오줌을 누지 못하며 음낭 아래가 황소 코처럼 축축하게 젖어 식은땀이 이마에서 줄줄 흘러내립니다.

신장이 실하면: 아랫배가 가득 차 답답하고 허리와 등뼈가 당기며 아프고 음식이 삭지 않으며 밤마다 식은땀이 나고 바람을 극도로 끔찍하게 싫어합니다.

신장이 허하면: 가슴속이 땅기며 아프고 아랫배와 배꼽 주위가 쥐어짜듯 극심하게 아프며 몸이 싸늘하게 식어가고 매사에 슬퍼하고 기쁜 기운이 전혀 없습니다.

음산한 사기(陰邪)가 신장에 들어가면 뼈 속이 시리게 아프고 허리에서부터 목덜미까지 등뼈 전체가 단단하게 굳어 찢어질 것 같은데, 이는 무거운 물건을 억지로 들며 무리하게 힘을 쓰거나 땀이 비 오듯 흘렀을 때 찬 바람을 쏘이며 목욕을 하고 부부간의 정사를 과도하게 맺어 신장을 상했기 때문입니다.

그 맥을 짚었을 때, 손가락 밑에서 맥이 극도로 빠르고 가파르게 삭막한 자는 신장이 시들어 주저앉는 신위(腎痿)를 앓고, 맥이 가라앉아 껄끄러운 자는 아랫배에 핏덩이가 뭉쳐 돌처럼 굳는 석수(石水)를 앓으니, 그 부종이 배꼽 아래에서부터 점차 윗몸의 위완(胃脘) 부위까지 치올라 퉁퉁 붓는 자는 오장의 기가 다 썩어 문드러진 것이니 결코 살려내지 못합니다.

신장의 병은 한밤중(夜半)에는 사기가 기승을 부려 극도로 심해지고, 사계절의 늦은 달(四季)에는 더욱 고통스러우며, 늦은 오후(下晡)에는 고요히 진정됩니다.

신장이 끊어지면 열흘(十日) 안에 죽으며, 안색이 검푸르고 눈자위가 하얗게 말라버린 자는 이미 신장 내부가 다 파괴된 것이니 8일(八日) 안에 죽고, 음낭이 배 속으로 쏙 기어들어가 쪼그라들고(陰縮) 대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자 또한 즉시 죽습니다.


📖 제31론: 방광맥증진단법(论膀胱虚实寒热生死逆顺脉证之法第三十一) — 방광(膀胱)의 허실과 진액의 소통

방광(膀胱)은 온몸의 진액(津液)이 모여드는 관청의 물 저장 창고와 같은 장부(津液之腑)입니다. 신장과 안팎이 되며 물을 관리하는 정승이라 하여 ‘수조원(水曹掾)’ 혹은 보배로운 바다인 ‘옥해(玉海)’라 일컬어집니다. 발의 태양경(足太陽)이 그 주관하는 경락입니다.

방광은 온몸의 오부(五腑)와 탯줄처럼 연결되어 통하고 있으니, 오부에 병이 생기면 즉시 방광에 응하고, 방광에 병이 나면 즉시 아랫배의 포궁(胞囊)에 응합니다.

방광에 뜨거운 열의 사기가 침범하면(傷熱), 소변 통로가 꽉 막혀 오줌이 도무지 나오지 않거나(小便不利) 오줌빛이 핏빛처럼 붉고 찌르듯이 아프며 황갈색으로 뜨겁고 껄끄럽게 나옵니다.

반대로 방광이 허하여 차가우면(傷寒), 소변을 삭이지 못해 오줌 횟수가 자꾸만 잦아지고 오줌빛이 맑은 물처럼 허옇게 나옵니다.

또한 사지가 해골처럼 비쩍 마르는데 유독 아랫배만 남산만큼 불룩하게 부풀어 올라 돌처럼 굳는 석수(石水)의 근본 뿌리가 바로 이 방광에 고여 있습니다.

방광에 기이한 궐음의 사기(厥陰氣)가 가득 차 요동치면, 꿈속에서 걸음을 옮기려 해도 발이 땅바닥에 끈끈이처럼 붙어 도무지 앞으로 걸어 나가지 못하는 지독하게 가위눌리는 꿈(梦行不快)을 꿉니다.

방광의 기가 다 끊어져 맥이 전혀 만져지지 않는 자는 사흘(三日) 안에 죽으며, 그 기가 다하여 숨을 거두는 시각은 어김없이 첫닭이 울어젖히는 새벽(鷄鳴)입니다.


📖 제32론: 삼초맥증진단법(论三焦虚实寒热生死逆顺脉证之法第三十二) — 삼초(三焦)의 원기와 신진대사

삼초(三焦)는 온 세상 백성(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거룩한 세 가지 으뜸 원기(三元之氣)입니다. 몸 안에 기와 피를 돌려 구멍을 소통시키는 장부라 하여 ‘중청지부(中淸之腑)’ 혹은 홀로 외로이 장부들을 거느린다 하여 ‘고독지부(孤獨之腑)’라 일컫습니다.

온몸의 오장육부와 영기(榮氣)·위기(衛氣), 경락의 안팎·좌우·상하를 총괄하여 다스리니, 삼초가 막힘없이 뻥 뚫리면 몸 안의 모든 좌우 상하 구멍이 시원하게 다 통합니다.

온몸에 윤기를 촉촉하게 부어 주며 안을 화평하게 조율하고 밖을 튼튼히 보살피며 상하를 소통시키는 힘으로는 이 삼초보다 더 큰 것이 없습니다.

– 상초(上焦): 위로는 심장과 폐장의 영역을 다스리니 낙맥(絡脈)의 갈래이며, 삿된 열이 실하면 이마에서 기름 같은 식은땀이 절로 흐르는데 몸뚱이에는 땀이 나지 않고 혀와 입안이 바짝 타서 타들어 가며 목구멍이 붓고 가득 막힙니다. 차가우면 음식이 도무지 위에 들어가지 못하고 시큼 털털한 물을 토해내며 등과 가슴이 당기며 아픕니다.

– 중초(中焦): 한가운데서 비장과 위장의 영역을 다스리니 경맥(經脈)의 갈래이며, 삿된 열이 실하면 상하가 완전히 꽉 막혀 소통이 안 되고 배가 불룩하게 부풀어 올라 헐떡이며 기가 위아래로 전혀 통하지 못하는 비격(痞格)을 이룹니다. 차가우면 이질과 설사가 멈추지 않고 먹은 음식이 전혀 삭지 않으며 배 속이 항상 가득 차 더부룩합니다.

– 하초(下焦): 아래로 신장과 방광, 대소변의 길을 다스리니 수도(水道)의 갈래이며, 삿된 열이 실하면 오줌길이 꽉 막히고 똥줄기가 끊어져 대소변을 볼 때마다 가죽이 찢어지듯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겪습니다. 차가우면 대소변이 자기 뜻과 관계없이 엉덩이 밑으로 쉴 새 없이 철철 새어 나와 멈추지 않습니다.

삼초의 원기가 화평하면 몸 안팎이 태평하고 화평하지만, 삼초의 기가 꼬여 거스르면 백 가지 질병이 일제히 들불처럼 일어나 몸을 파괴합니다.


📖 제33론: 비론(论痹第三十三) — 풍한서습(風寒暑濕)이 침범하는 온갖 마비와 불수

비(痺)라는 것은 바람(風)·추위(寒)·더위(暑)·습기(濕)의 나쁜 사기가 인간의 장부와 뼈마디를 침범하여 구멍을 꽉 걸어 잠그고 가로막는(閉) 질병입니다.

나쁜 사기가 담·위·소장 등 육부(六腑)에 머물면 병이 겉에 있어 고치기 쉬우나, 심·간·비·폐·신 등 오장(五臟) 깊숙이 파고들어 굳어버리면 병이 뼛속 깊이 굳어 고치기가 지극히 어렵습니다.

– 바람이 주도하여 때리는 마비를 풍비(風痺)라 합니다.

– 추위가 얼려 굳히는 마비를 한비(寒痺)라 합니다.

– 축축한 습기가 눅눅하게 절이는 마비를 습비(濕痺)라 합니다.

– 뜨거운 열기가 타오르는 마비를 열비(熱痺)라 합니다.

– 근심과 노여움으로 기가 뭉친 마비를 기비(氣痺)라 합니다.

오장과 육부가 나쁜 사기에 상하면 몸을 보좌하던 참된 정기(眞氣)가 완전히 갈래를 잃고 미쳐 날뛰며 구멍이 꽉 잠겨 감각이 완전히 사라져 나무막대기처럼 굳어버립니다(不仁).

몸의 뼈마디가 참을 수 없이 쑤시고 아프며, 혹은 미친 듯이 가렵고, 오줌이 찔끔찔끔 새어 나오며, 사지가 오그라들어 굽히지도 펴지도 못하며(拳縮), 걸음을 옮길 때마다 비틀거리고, 혀가 딱딱하게 굳어 말이 어눌해지며, 입과 눈이 비뚤어지고, 한쪽 몸뚱이를 아예 쓰지 못하는 반신불수(偏枯)가 되어 눕지도 앉지도 못한 채 식물인간처럼 굳어가는 모든 해괴한 병증이 다 이 비(痺)에서 생겨납니다.


📖 제34론: 기비론(论气痹第三十四) — 근심과 슬픔으로 기가 뭉치는 기비

기비(氣痺)라는 것은 평소에 근심(憂)과 슬픔(悲), 과도한 생각(思慮)과 갑작스러운 분노(怒)를 다스리지 못해 기운이 가슴속 윗몸에 단단하게 뭉쳐(氣結) 가라앉지 않고 오랫동안 제거되지 않아 발생하는 지독한 고질병입니다.

– 기가 윗몸에 고여 굳으면 가슴과 명치가 가득 차 막혀 음식을 한 입도 대지 못하고.

– 기가 아랫몸으로 치받아 쏟아지면 허리와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워 걸음을 걷지 못하며.

– 왼쪽으로 사기가 치받으면 왼쪽 반신을 쓰지 못하는 좌반신불수(左不遂)가 되고.

– 오른쪽으로 사기가 때리면 오른쪽 근육의 감각이 완전히 죽는 우불인(右不仁)이 되며.

– 기가 혀(舌)를 뚫고 솟구치면 말문이 꽉 막혀 벙어리가 되고.

– 기가 창자 속에 머무르면 오줌길이 꽉 막혀 소변을 보지 못합니다.

기가 뭉쳐 흩어지지 않으면 뼈가 으스러지듯 아프고, 뭉치지 않고 흐느적거리면 온몸이 참을 수 없이 가렵고 저릿한 마비가 옵니다.

참된 경맥(眞經)이 이미 다 상하여 부스러지면 명의라 할지라도 고칠 방도가 없으니, 그 맥은 오른손 촌구(右寸) 맥이 깊이 가라앉아 있으면서 껄끄럽고 느리게 뛰는 것(沈遲澀)이 그 증표입니다. 마땅히 쓸데없는 근심과 생각을 멀리 털어내어 기를 기르고, 희로애락을 지극히 절제하여 참된 정기를 온전히 지키는 것이 백성을 구제하는 최고의 으뜸가는 비법입니다.


📖 제35론: 혈비론(论血痹第三十五) — 술과 열독으로 피가 엉기는 혈비

혈비(血痺)라는 것은 평소에 독한 술(酒)을 물 마시듯 쏟아부어 마시고 뜨거운 고기와 기름진 음식을 즐겨 몸 안에 뜨거운 열독(熱)이 가득 차오르거나, 매서운 한겨울에 얼음장 같은 냉기가 경락을 치고 들어와 피를 주관하는 영기(榮氣)와 위기(衛氣)를 짓이겨 파괴함으로써, 피가 굳어 한데 엉겨 붙어(血抟) 발생하는 병입니다.

피가 단단하게 굳어 썩어버리니 피가 몸 바깥의 살가죽을 윤택하게 먹여 살리지 못하고(血不能榮于外), 기운이 안쪽의 뼈와 장부를 덥히지 못합니다(氣不能養于内). 안팎의 기틀을 모두 잃어버리니 온몸의 살이 기적처럼 흘러내려 뼈만 앙상하게 마르고 시들어 갑니다.

왼쪽 몸뚱이가 먼저 썩어 마르면 오른쪽 사지를 들어 올리지 못하고, 오른쪽 몸이 먼저 마르면 왼쪽 사지를 굽히지도 펴지도 못하며, 윗몸이 먼저 고갈되면 아랫몸을 지탱해 다스리지 못하고 아랫몸이 먼저 썩으면 위로 기가 솟구쳐 머리가 터져 죽습니다. 백 가지 증세와 천 가지 참혹한 형상이 다 피(血)를 잃고 굳어버린 탓에 생기는 것이니, 그 맥은 왼손 촌구(左寸) 맥이 굳어 뭉쳐서 매끄럽게 흐르지 못하고 뚝뚝 끊어지는 듯 껄끄럽게 요동치는 것(結而不流利)이 그 명백한 증표입니다.


📖 제36론: 육비론(论肉痹第三十六) — 기름진 음식으로 근육이 썩는 육비

육비(肉痺)라는 것은 평소에 대궐의 잔치 같은 기름진 고기와 달고 단 밀가루 음식, 고량진미(膏粱肥美)를 절도 없이 탐하여 먹음으로써 발생하는 병입니다.

비장(脾)은 온몸의 근육과 살(肉)을 기르는 근본(肉之本)인데, 비장의 기운을 다 잃어버려 살에 영양을 부어 주지 못하니 살가죽이 윤기를 잃어 거칠거칠 쪼글쪼글해집니다. 살가죽이 거칠어지면 땀구멍(腠理)이 헐거워져 사방을 떠돌던 풍한서습의 나쁜 독기가 거침없이 땀구멍을 뚫고 뼛속까지 파고듭니다.

육비의 증세를 보면, 겉보기에는 밥은 한 가마솥씩 엄청나게 게걸스럽게 잘 먹는데 정작 온몸은 뼈만 남아 비쩍 마르고(能食而不能充悦), 손과 발의 사지가 힘없이 주저앉아 물에 젖은 솜처럼 거두지 못합니다.

그 맥은 오른손 관부(右關) 맥이 손가락을 살짝 대거나 꾹 누르거나 아무런 힘이 없고 올 때도 갈 때도 껄끄럽고 퍽퍽하게 기어가는 것(往來澀)이 그 증표입니다.


📖 제37론: 근비론(论筋痹第三十七) — 노여움으로 힘줄이 오그라드는 근비

근비(筋痺)라는 것은 시도 때도 없이 악을 쓰며 고함을 지르고 미친 듯이 성질을 내며(怒叫無時), 높은 산비탈을 미친 듯이 급하게 달음박질하여, 사악한 독기가 간장(肝)을 정면으로 받아 치고 파괴함으로써 발생하는 병입니다.

간장의 기운을 완전히 잃어버리니 밖을 떠돌던 추위와 더위의 나쁜 사기가 힘줄이 한데 모이는 관절(筋會)에 스며들어 굳어버려 온몸의 힘줄이 쇠줄처럼 빳빳하게 오그라들어 굳어집니다(筋急). 그리하여 손가락 하나도 제대로 구부리지 못하고 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마땅히 피를 활발하게 돌려 간장을 부드럽게 보충하고(活血補肝), 따뜻한 기운으로 신장을 기르며 뜸과 약을 베풀어야 살릴 수 있습니다. 그 맥은 왼손 관부(左關) 맥이 활줄을 당기듯 빳빳하게 곧추서고 가파르게 매우 빠르며(弦急而數), 살짝 누르거나 깊이 누르거나 세차게 요동쳐 때리는 것(浮沈有力)이 그 증표입니다.


📖 제38론: 골비론(论骨痹第三十八) — 방탕한 색욕으로 뼈가 썩는 골비

골비(骨痺)라는 것은 부부간의 성정과 방탕한 색욕(色欲)을 절제하지 못하고 쏟아내어 평생의 정기를 머금은 신장(腎)을 철저히 망가뜨림으로써 발생하는 병입니다.

신장의 정기가 안에서 다 녹아 사라지니(腎氣内消), 정액과 소변의 문을 단단히 잠그고 조절하지 못합니다. 밖에서 맞은 사기가 거침없이 심장과 혀(舌)로 치받고 솟구치니, 말문이 꽉 막혀 한 마디도 뱉지 못하는 벙어리(不語)가 되고, 가운데로 침범하면 비위가 다 파괴되어 살이 마르며, 아래로 흘러가면 허리와 무릎의 관절이 다 굳어 쓰지 못하고, 사방의 사지로 퍼지면 감각이 완전히 소멸합니다.

– 찬 기운이 뼈 속에 가득 차면 맥박이 느려지고(遲).

–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차면 맥박이 빨라지며(數).

– 바람의 사기가 요동치면 맥박이 둥실 뜨고(浮).

– 축축한 습기가 절이면 맥박이 흐물흐물해집니다(濡).

그 증세가 백 가지 천 가지로 나타나니 목민의 의원은 이를 명백히 진단해 구제해야 합니다.


📖 제39론: 중풍치료법(论治中风偏枯之法第三十九) — 중풍과 한쪽 마비의 7대 치료 요결

사람이 중풍을 맞아 한쪽 몸뚱이를 전혀 쓰지 못하는 반신불수(偏枯)에 걸려 맥박은 가파르게 빠르고 안색은 바짝 말라 시든 숯덩이처럼 검고 어두우며, 손과 발이 제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말이 어눌해졌을 때, 이를 어찌 다스려 고쳐내야 합니까?

명의의 치료에는 하늘의 법도를 따르는 일곱 가지 위대한 대원칙(七大要決)이 있습니다.

1. 토(吐): 병이 윗몸에 머물러 가래와 침이 목구멍을 막고 있을 때는 약을 써서 그 끈적끈적한 침과 독기를 밖으로 왈칵 게워내게 다스려야 합니다.

2. 사(瀉): 사기가 뱃속 한가운데 고여 대소변을 보지 못하고 꽉 막혀 있을 때는 막힌 구멍을 시원하게 소통시켜 아래로 쏟아내게 다스려야 합니다.

3. 补(補): 몸 안의 정기가 다 타버려 실낱같을 때는 맑고 보배로운 약재를 지극히 달여 부족함을 따뜻하게 채워 주어야 합니다.

4. 발(發): 사기가 겉가죽에 머물러 피부가 굳어 있을 때는 따뜻한 약을 써서 땀구멍을 열어 땀을 푹 내어 사기를 날려 보내야 합니다.

5. 온(溫): 뱃속이 찬 냉기에 눅눅하게 절어 있을 때는 뜨거운 성질의 약재를 부어 찬 기운을 불로 태우듯 몰아내야 합니다.

6. 안(按): 삿된 기가 경락에 뭉쳐 막혀 있을 때는 손으로 꾹꾹 누르고 안마하여 정체된 기운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다스려야 합니다.

7. 울(熨): 아랫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굳어 있을 때는 뜨거운 소금이나 돌을 가죽 부대에 담아 배와 허리에 대고 따뜻하게 지져서 양기를 살려내야 합니다.

환자의 맥이 둥실 떠 있으면 땀을 내어 다스리고, 맥이 미끄러우면 토하게 하며, 맥이 깊이 가라앉아 껄끄러우면 설사시켜 쏟아내고, 맥이 팽팽하게 옥죄면 따뜻하게 덥혀 주며, 맥이 느리게 기어가면 따뜻하게 지져 주고, 맥이 완전히 닫혀 짚이지 않으면 손으로 꾹꾹 눌러 기를 소통시켜야 하니, 치료법은 결코 한결같을 수 없으며 오직 병의 근본 뿌리(本)를 찾아 그에 꼭 알맞게 구제해야 합니다.


📖 제40론: 오정론(论五丁状候第四十) — 오장(五臟)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섯 가지 독종(丁)

오정(五丁, 몸을 썩히는 다섯 가지 무서운 카벙클·독종)이라는 종기는, 모두 평소에 성질을 툭하면 내어 고함을 지르고 굶주리고 더운 기운을 함부로 맞으며, 독한 독주를 물 마시듯 쏟아붓고 기름진 돼지고기와 썩은 물고기, 비린 고기를 절도 없이 마구 먹으며 부부간의 성정을 제약 없이 쏟아내어 발생하는 병입니다.

몸속에 쌓인 시꺼먼 열독과 삿된 기운이 오장육부를 절이고 썩히다가 오랫동안 밖으로 뿜어 나오지 못하고 마침내 살가죽 위로 터져 나와 옹저를 이루니 이를 정(丁)이라 부르며, 그 종류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1. 백정(白丁) — 폐(肺)에 뿌리를 둔 흰 종기: 오른편 코 아래에 처음에 조그만 조쌀(粟米) 크기처럼 돋아나는데 뿌리는 시뻘겋고 머리는 하얗게 곪아 터지며 감각이 아예 없어 나무토막 같거나 끔찍하게 가렵고 쑤십니다. 환자는 머리가 무겁고 오한이 발하며 음식을 전혀 대지 못하고 숨을 헐떡이며 기절하니, 사흘(三日)에서 닷새(五日) 안에 반드시 숨이 넘어가 죽습니다.

2. 적정(赤丁) — 심장(心)에 뿌리를 둔 붉은 종기: 혀 아래에 돋아나는데 겉과 속이 온통 피처럼 붉고 혀뿌리가 돌덩이처럼 빳빳하게 굳어 말을 한 마디도 뱉지 못하며(舌本硬不能言), 자꾸만 깜짝깜짝 놀라며 헛소리를 지껄이고 갈증이 나 물을 끝없이 들이켜며 대소변이 완전히 막혀 미쳐 날뛰다가 이레(七日) 안에 반드시 죽습니다.

3. 황정(黄丁) — 비장(脾)에 뿌리를 둔 노란 종기: 입술과 잇몸 가에 돋아나는데 겉빛깔이 누렇고 째면 시꺼먼 노란 고름물(黃水)이 쏟아져 내립니다. 밥은 엄청나게 잘 먹는데 즉시 위로 다 게워내고, 손과 발이 마비되어 흐느적거리며 침을 질질 흘리고 배가 남산만큼 부풀어 올라 잠만 자려고 들다 죽습니다.

4. 흑정(黑丁) — 신장(腎)에 뿌리를 둔 검은 종기: 귀 앞쪽 귓바퀴 가에 돋아나는데 형상이 불에 덴 흉터처럼 시커멓고 크기가 제멋대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합니다. 환자의 이가 턱 굳어 아물어 열지 못하고(牙關急), 허리와 다리, 무릎뼈가 얼어붙어 감각이 완전히 소멸하며 사흘(三日) 안에 뼛속 정기가 다 썩어 반드시 죽습니다.

5. 청정(青丁) — 간장(肝)에 뿌리를 둔 푸른 종기: 두 눈 아래에 돋아나는데 처음에 조그만 흉터처럼 자라나다 점차 푸르스름해지며 쇠나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굳어집니다(硬如石). 환자의 눈앞이 컴컴하게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져 사물을 전혀 보지 못하고 늘 두려워 가슴이 벌렁거리며 밤에 놀라 자지 못하다가 한 해(一年) 안에 반드시 죽습니다.

이 다섯 가지 정(丁)은 인간의 생명을 단숨에 앗아가는 가장 끔찍하고 흉악한 거대 질병(巨疾)이니, 의원은 마땅히 그 안색을 살펴 서둘러 도려내고 탕약을 써서 구제해야 합니다.


📖 제41론: 옹저창종론(论痈疽疮肿第四十一) — 살을 썩히는 옹저(癰疽)와 종기의 안팎 법칙

온몸의 살이 부어올라 진물이 흐르고 썩어 문드러지는 옹저(癰疽)와 종기가 생겨나는 까닭은, 오장육부 안에 시꺼먼 열독(蓄毒)이 고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썩어 넘쳐흐르기 때문입니다. 결코 겉가죽의 피와 기운(榮衛)이 단순하게 체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 돋아나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그 주관하는 내장의 뿌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 목구멍과 혀에 돋아나는 옹저는 심장(心)의 열독입니다.

– 살가죽에 돋아나는 옹저는 폐장(肺)의 열독입니다.

– 온 근육과 살에 돋아나는 옹저는 비장(脾)의 열독입니다.

– 뼛속 골수에서부터 시작되어 터져 나오는 옹저는 신장(腎)의 열독입니다.

아랫몸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어두운 음(陰) 속의 열독이요, 윗몸에서 치솟아 나오는 것은 밝은 양(陽) 속의 열독입니다. 몸 바깥의 겉가죽에 돋아나는 것은 육부(六腑)의 열독이 뿜어져 나온 것이라 고치기 쉬우나, 몸 깊숙한 뱃속 내장에 생겨 뼈를 녹이는 옹저는 오장(五臟)의 독기가 썩어 문드러진 것이라 십중팔구 죽고 살려내기 어렵습니다.

장부가 안에서 썩어 뼈에 가까운 옹저는 오랫동안 고름이 마르지 않고 살을 파먹어 벌레(蠱)를 낳고, 뼈에서 먼 살가죽에 돋아나 속이 텅 빈 옹저는 오래되면 구멍이 뚫려 고름물이 질질 새는 누관(漏)을 이룹니다.

벌레를 낳으면 끔찍하게 미친 듯이 가려울 뿐 아프지 않고(多痒少痛), 누관을 이루면 뼈가 쪼개지듯 극심하게 아플 뿐 가렵지 않습니다. 핏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멈추지 않는 자는 반드시 죽고, 맑은 고름이 툭 터져 쏟아져 나오는 자는 살 수 있습니다.


📖 제42론: 각약론(论脚弱状候不同第四十二) — Beriberi 다리 마비와 각기(脚氣)의 요지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고 늘어져 쓰지 못하는 병에 각기(脚氣)와 기각(氣脚)의 두 가지 이름이 있으니, 그 뿌리가 엄연히 다른데 의원들이 이를 분간하지 못하고 한결같이 다스리다 백성을 죽게 만드니 참으로 가련한 일입니다.

– 기각(氣脚): 평소에 깊은 근심과 슬픔, 갑작스러운 노여움과 생각(喜怒憂思)의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몸 안에서 생성된 뜨거운 화의 독기(邪毒)가 허리와 다리, 무릎 관절로 고여 아래로 쏟아내려 다리가 퉁퉁 붓고 아픈 병입니다. (안의 정기가 상해 생긴 병이니 반드시 안(內)을 먼저 다스린 뒤 겉을 나중에 다스려야 합니다.)

– 각기(脚氣): 매서운 추위와 비바람, 질퍽질퍽한 진흙과 습기(風寒暑濕)의 나쁜 외사(外邪)가 발가락 끝과 발목을 타고 피부를 뚫고 들어와 점차 무릎을 넘어 뱃속 내장으로 기어 들어가 다리가 썩고 마비되는 병입니다. (겉에서 사기가 들어온 병이니 반드시 겉(外)을 먼저 다스려 사기를 몰아낸 뒤 안을 나중에 보완하여 다스려야 합니다.)

다리는 인간의 몸을 지탱하는 가장 고단하고 무거운 수고를 감당하는 지체이므로, 대지를 떠도는 모든 축축한 습기와 매서운 찬바람의 나쁜 사기가 가장 먼저 발을 때리고 침범하기 때문에 세상에 각기병을 앓는 백성이 이토록 많은 것입니다.

평소 술에 듬뿍 취한 채 부부간의 정사를 과도하게 맺거나(醉入房中), 밥을 배불리 먹자마자 한밤중에 찬 이슬을 맞으며 벌판에서 잠을 자거나(饱眠露下), 더위를 식힌답시고 바람이 몰아치는 대청마루에서 옷을 다 벗은 채 누워 자는 등, 몸을 지극히 함부로 굴려 사기를 받아들이면 이 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 맥을 짚었을 때, 맥이 둥실 떠 있으면서 활줄처럼 팽팽하게 짚이는 것(浮弦)은 바람의 사기(風)에서 생긴 병이니 땀을 내어 다스리면 씻은 듯 낫습니다. 맥이 흐물흐물하고 약하게 기어가는 것(濡弱)은 축축한 습기(濕)에서 생긴 병이니 아랫배를 따뜻하게 덥혀 주면 낫습니다. 맥박이 불길처럼 넓고 빠르게 요동치는 것(洪數)은 뜨거운 열독(熱)에서 생긴 병이니 서늘하게 식혀 주면 낫습니다.

만약 다리의 썩은 독기가 위로 기어 올라가 심장과 신장을 정면으로 치면(入心入腎), 어떠한 신선이라도 결코 고쳐 살려내지 못하고 즉시 죽습니다.

– 독기가 심장에 들어가면(入心): 가슴이 쿵쾅거리며 어질어질하여 넋을 잃고 헛소리를 지껄이며 음식을 한 입도 대지 못하고 미친 듯이 눈동자를 굴리는데, 왼손 촌구(左寸) 맥이 갑자기 커졌다가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절맥을 보입니다.

– 독기가 신장에 들어가면(入腎): 허리와 다리가 퉁퉁 부어 터질 것 같고 오줌길이 꽉 막혀 방바닥을 구르며 하루 종일 비명을 지르고, 이마와 얼굴 전체가 검댕을 칠한 것처럼 새까맣게 변하며(目額皆見黑色) 왼손 척부(左尺) 맥이 완전히 끊어져 짚이지 않습니다.


📖 제43론: 수종론(论水肿脉证生死候第四十三) — 온몸이 물 가득 찬 부종과 10대 수종의 원인

인간이 걸리는 백 가지 모진 질병 중에서 의원이 가장 고치기 어렵고 힘겨워하는 병은 온몸이 물집처럼 부어오르는 수종(水腫)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물(水)은 오행의 신장(腎)이 지배하여 다스리는 영토인데, 신장의 기운이 굳건하고 튼튼하면 배 속의 물이 제 갈 길을 찾아 오줌 통로인 바다(海)로 시원하게 빠져나가 흘러가지만, 신장의 기운이 허하여 부서지면 물이 제 길을 잃고 갈래사방 흩어져 살가죽과 근육 사이(皮)로 흘러넘쳐 홍수가 나듯 퉁퉁 부어오릅니다.

삼초(三焦)가 꽉 막히고 영기와 위기가 서로 엉겨 붙어 소통이 안 되면, 물이 기운을 타고 살가죽 속을 멋대로 흘러 다녀 수종병을 이룹니다.

그 종류에는 하늘의 법도에 조응하는 열 가지 수종(十水)의 이름이 있습니다.

1. 청수(青水) — 간(肝)에서 일어난 물: 덩어리가 옆구리 아래에서 뭉쳐 퉁퉁 붓기 시작하여 점차 온몸으로 홍수처럼 퍼집니다.

2. 적수(赤水) — 심장(心)에서 일어난 물: 가슴과 명치끝에서부터 물이 고여 윗몸이 먼저 풍선처럼 퉁퉁 부어오릅니다.

3. 황수(黄水) — 비장(脾)에서 일어난 물: 배 속에서부터 물이 차올라 배가 먼저 복수로 가득 차 남산만큼 팽창합니다.

4. 백수(白水) — 폐(肺)에서 일어난 물: 발가락과 발목에서부터 물이 고여 퉁퉁 부어오르며 위로 기가 치솟아 기침을 뱉고 숨을 헐떡입니다.

5. 흑수(黑水) — 신장(腎)에서 일어난 물: 발등(足跗)과 복사뼈에서부터 시커멓게 물이 고여 부어오르기 시작합니다.

6. 현수(玄水) — 쓸개(膽)에서 일어난 물: 얼굴과 머리끝에서부터 먼저 퉁퉁 붓기 시작하여 점차 발끝까지 아래로 쓸려 내려가며 붓습니다.

7. 풍수(风水) — 위장(胃)에서 일어난 물: 손과 발의 사지 끝에서부터 붓기 시작하여 배가 복수로 가득 차고 온몸이 물집처럼 팽창합니다.

8. 석수(石水) — 방광(膀胱)에서 일어난 물: 배꼽 아래 아랫배가 단단한 돌덩이처럼 굳어 남산만큼 튀어나오는데 다리는 비쩍 마릅니다.

9. 이수(里水) — 소장(小腸)에서 일어난 물: 아랫배 안쪽이 먼저 가스로 가득 차 팽창하여 묵직하게 아프다가 점차 물이 고여 퉁퉁 부어오릅니다.

10. 기수(气水) — 대장(大腸)에서 일어난 물: 붓는 증세가 아침에는 심했다가 저녁에는 가라앉는 등 기운에 따라 부종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합니다.

그 맥을 짚었을 때, 손가락 밑에서 맥박이 넓고 크게 힘차게 요동치는 자(洪大)는 치료하여 살릴 수 있으나, 맥박이 실처럼 미세하고 부드러워 짚이지 않는 자(微細)는 백 약이 무효하니 반드시 죽습니다.


📖 제44론: 제림론(论诸淋及小便不利第四十四) — 오줌길에 모래와 돌이 박히는 8대 임질(淋)

오줌이 잘 나오지 않고 방광이 터질 듯 아프며 소변을 볼 때마다 요도가 불타는 듯 아픈 모든 임질(淋)과 소변불리(小便不利)는, 오장이 꽉 막히고 육부가 화합하지 못하며 삼초의 원기가 껄끄럽게 체하여 영기와 위기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평소 뜨거운 독한 술을 마시고 듬뿍 취한 채 절제 없이 부부간의 정사를 과도하게 맺어 신장의 맑은 정기를 다 써서 흩어버리고(竭散精神), 기가 상했음에도 억지로 음욕을 부려 정액을 밖으로 다 내보내지 못하고 요도 사이에 머물게 하거나, 아침저녁으로 소변을 억지로 참는 등(隐忍大小便), 몸을 삼가지 않고 함부로 굴리면 이 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 종류에는 여덟 가지 임질(八淋)의 이름이 있습니다.

1. 냉림(冷淋): 오줌 횟수가 자꾸만 잦은데 오줌빛은 쌀뜨물처럼 흐릿하고 허옇게 나옵니다.

2. 열림(熱淋): 요도가 불타는 듯 뜨겁고 아프며 오줌빛이 피처럼 시뻘겋게 껄끄럽게 나옵니다.

3. 기림(氣淋): 배꼽 아래 아랫배가 가스로 가득 차 묵직하게 아프고 오줌 통로가 꽉 막혀 비명을 지릅니다.

4. 노림(勞淋): 오줌이 다 눠지지 않고 하루 종일 실처럼 한 방울씩 끊임없이 뚝뚝 떨어지니(如水之滴漏) 그 고통이 그치지 않습니다.

5. 고림(膏淋): 오줌을 누면 마치 돼지기름이나 끈적끈적한 고약 같은 기름기(脂膏)가 둥둥 떠서 섞여 나옵니다.

6. 사림(砂淋): 아랫배와 배꼽 주위가 칼로 찌르듯 아프고 요도에 모래나 자갈돌 같은 단단한 결정체(砂石)가 박혀 오줌을 누려 하면 뼈가 쪼개지듯 아파 단 1초도 참지 못합니다. 그 박혀 나오는 돌의 크기는 콩알(𦵮子)만 하기도 하고 빛깔은 붉거나 노랗습니다.

이 사림(砂淋)은 신장이 허하고 몸이 건조할 때 부부간의 성정을 억지로 맺어 정액이 요도 틈새에서 뜨거운 열기에 졸여지고 졸여져 마침내 소금물이 가마솥에서 졸여져 소금 돌덩이로 굳어지듯이 굳어진 석결정(石結晶)입니다.

이것은 일시적인 장난이 아니라 오랫동안 신장의 정기가 상해 굳어온 무서운 난치병입니다. 젊은 사람이라도 이 병에 걸려 5년(五載)이 지나면 온 몸의 뼈가 썩어 반드시 죽음을 면치 못하니, 서둘러 침과 탕약을 베풀어 쏟아내게 공격해야 합니다.

여덟 가지 임질 중에서 이 사림(砂淋)이 가장 위험하며, 그 맥이 넓고 크게 힘차게 뛰는 자는 살릴 수 있으나, 작고 흐물거리며 껄끄럽게 짚이는 자는 치료하지 못합니다.


📖 제45론: 복이론(论服饵得失第四十五) — 금석(金石) 비약(秘藥) 복용의 득과 실

세상의 부유하고 귀한 자들이나 도를 닦아 불사하고자 하는 무리들이 몸을 이롭게 한다고 쇠(金)와 돌(石)을 가마솥에 고아 달여 만든 신비로운 비약(秘藥, 선약)들을 복용하곤 하는데, 여기에는 지극히 큰 이익(得)과 함께 목숨을 단숨에 앗아가는 참혹한 실(失)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람의 타고난 몸 바탕이 철벽처럼 단단하고 튼튼한 자(基本實)는 금석 비약을 복용하면 몸 안의 찌꺼기를 시원하게 씻어내어 수명을 백 년 천 년 늘려延壽하지만, 타고난 몸 바탕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허약하고 허한 자(基本虛)는 금석 비약을 함부로 복용하면 그 뜨거운 광물 독기가 뱃속 오장육부를 시커멓게 태우고 녹여버려 그 자리에서 즉시 피를 쏟아내며 비명횡사하여 죽습니다(致斃).

특히 나이가 젊고 부유한 자들이 제 돈을 믿고 금석 약물(비아그라의 원형 등)을 입에 털어 넣은 뒤, 약 기운을 빌려 밤낮으로 방탕한 색욕과 독주를 탐하여 기운을 자랑하다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몸 안에서 광물의 열독이 폭발하여 질병이 발작하면 천하의 어떠한 신선이나 목민의 의원이라 할지라도 결코 그를 구제해 내지 못합니다.

약이라는 것은 병자의 오장육부가 허할 때는 부드럽게 채워 주고, 실하여 가득 막혔을 때는 침과 약으로 깎아 내며, 겉이 실하면 겉을 보살피고 속이 허하면 안을 기름지게 기르는 것, 이처럼 장부의 허실과 약의 기운이 한결같이 잘 맞아떨어지게 삼가 베풀어야만 비로소 만민이 요절하지 않고 천명을 다 누려 살 수 있는 대도(大道)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 제46론: 변삼비론(辨三痞论并方第四十六) — 몸을 꽉 막는 세 가지 비증(痞症)의 분간

금석과 풀, 나무 등 온갖 약들을 오랫동안 복용하는 자가 그 약의 열기가 온몸에 꽉 막혀 사방으로 시원하게 흩어지지 못하고 윗몸이나 아랫몸 한가운데 엉겨 붙어 꽉 막힌 세 가지 비증(三痞)을 앓게 되니, 의원은 그 징후를 명백히 분간하여 다스려야만 약을 먹는 선량한 백성들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만민을 온전히 살릴 수 있습니다.

그 세 가지 비증의 구체적인 약 처방과 구제하는 신방들은 아래의 하권(下卷) 마지막 장에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낱낱이 비기(秘記)하여 숨김없이 수록해 둡니다.


📖 주요 한자 · 고사성어 풀이

  • 石水 (석수) — 아랫배가 단단한 돌덩이처럼 굳어 가득 차고 복수가 차올라 남산만큼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는데, 정작 팔과 다리는 뼈만 남고 비쩍 마르는 대단히 중하고 난치성인 수종(부종)의 일종입니다. 그 뿌리가 방광과 신장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 三元之氣 (삼원지기) — 인간의 몸 안에서 상초, 중초, 하초를 끊임없이 흐르며 오장육부와 경락을 총괄하여 살리는 가장 거룩하고 으뜸가는 세 가지 근원적 원기(原氣)이자 생명의 활력 에너지를 뜻합니다.
  • 氣脚 (기각) — 근심, 슬픔, 분노 등의 극단적인 정신적 울화와 내상(內傷)으로 인해 발생한 뜨거운 독기가 허리와 다리로 흘러내려 다리가 퉁퉁 붓고 힘이 없어 늘어지는 질병으로, 겉의 풍한서습으로 걸리는 ‘각기(脚氣)’와 달리 안(內)을 먼저 치료해야 하는 병증입니다.
  • 五丁 (오정) — 오장(간·심·비·폐·신)에 쌓인 끔찍한 열독이 피부 위로 터져 나와 썩어 들어가는 다섯 가지 흉악한 카벙클(독종)입니다. 백정·적정·황정·흑정·청정으로 나뉘며 3일에서 1년 안에 대부분 목숨을 앗아가는 지극히 무서운 급성 화농성 피부 질환입니다.
  • 砂淋 (사림) — 신장이 극도로 마르고 허한 상태에서 방탕한 색욕을 벌여 요도 사이에 고인 정액이 뜨거운 열독에 끓고 졸여져 마침내 자갈돌이나 모래알 같은 결정체(석결석)로 굳어 오줌길을 꽉 막는 질병으로, 오늘날의 요로결석(Urinary Stone)에 해당하는 지극히 통증이 심한 난치성 임질입니다.
  • 服饵得失 (복이득실) — 도교의 장생불사나 건강 증진을 위해 광물성 금석(수은, 비소 등)을 정제해 만든 선약(仙藥)을 복용함으로써 얻는 신체적인 득과 광물성 독성에 의해 뱃속 내장이 다 타서 녹아내려 비명횡사하는 치명적인 실(失)을 깊이 경계한 의학적 해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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